[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K-food를 판매하는 르 봉 맑셰 백화점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K-food를 판매하는 르 봉 맑셰 백화점
  • 경남일보
  • 승인 2021.08.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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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on-marche-Rive-Gauche
“알고계신가요? 지난 9월부터 라 그랑드 에삐쓰리 드 빠리가 고객 여러분들께 한국제품들을 새롭게 선정하여 권유해드리게 되었습니다.(Le saviez-vous? depuis le mois de septembre, La Grande Epicerie de Paris vous propose en magasin une nouvelle selection de produits coreens.)’로 시작되는 공지문이 2020년 1월, 르 봉 맑셰((Le Bon Marche) 백화점의 홈페이지 메인에 올랐다. 제목은 ‘식료품 전용 매장인 라 그랑드 에삐쓰리 드 빠리에 특별히 헌정된 한국음식 전문매장(La cuisine coreenne a l’honneur a la Grande Epicerie de Paris)’이였다. 음식문화에 관한 한 최고의 자긍심을 가진 프랑스하고도 빠리의 일류 백화점이 운영하는 식료품 매장에서 한국의 음식과 식료품을 판매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계인이 주목하는 한류 나아가 K-Food의 위상을 확인하게 된다.

르 봉 맑셰 백화점으로 말하자면 세계 상업사에 있어서 근대적 백화점의 세계 최초로 평가되는데 1852년 빠리에 개설되었다. 그 전신은 1838년에 비도(Videau) 형제 뽈과 쥐스땡(Paul et Justin)이 수예 및 봉재 재료들과 우산과 침구 등을 복합적으로 판매하는 고급스런 가게였다. 이들이 부시꼬(Boucicaut) 부부와 동업하면서부터 다양하고도 광범한 구색의 상품들을 매장에 시각적으로 전시하면서 정찰제와 박리다매라는 새로운 개념을 바탕으로 불만족 고객들에게는 환불하는 판매시스템의 백화점 형태로 전환하게 된다. 이 최초의 백화점 명칭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의미의 불어 표현인 ‘Au Bon Marche(오 봉 맑셰)였다. 이 명칭은 1989년까지 151년 간 이어지다가 오늘날의 르 봉 맑셰로 바뀌었다. 1863년에는 부시꼬 부부는 비도 형제들의 모든 지분을 양도받게 된다. 당시 오 봉 맑셰의 인기는 대단하였는데, 창업 8년 만에 매출액은 창업 시 50만 프랑에서 500만 프랑으로 10배나 급성장하였다.

현존하는 근대적 백화점 형태의 건물은 1869년에 건립된 것으로 부왈로(Boileau) 3형제 건축가인 루이 오귀스뜨, 루이 샤를르 그리고 루이 이뽈리뜨가 에펠탑을 건립한 구스따브 에펠 등의 협조를 얻어 지은 것이다. 부시꼬 부부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점점 늘려나가게 되는데, 1875년 초에는 회화 작품 갤러리가 문을 열게 된다. 자신의 작품을 무료로 전시하고, 봉 맑셰의 주요 고객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길 바라는 화가와 조각가들을 위한 장소가 되었다. 봉 맑셰 백화점은 예술 애호가와 예술가 간에 무료이면서 호의적인 중개자 역할을 하기시작한 것이다.

1984년에 세계 최대의 럭셔리 상품만을 판매하는 루이 뷔똥 모에 에네씨(LVMH) 그룹이 인수한 후, 1987년에는 대대적인 리노베이션(Renovation)을 통해 백화점을 빠리에서 가장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는 장소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오늘날엔 전통과 모던함을 결합하여, 쎄느강 좌안(Rive Gauche)의 우아하고 멋진 시크함의 상징이 되고 있다. 예술과 인문학의 산실로서의 전통과 명성을 떨쳐온 지역인 생 제르맹 데 프레(Saint-Germain-des-Pres)를 감싸고 있는 파리 6구와 7구의 경계에 위치한 르 봉 맑셰는 리브 고슈의 문화 예술적 취향을 끊임없이 재해석하는 주체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1988년 이후로는 르 봉 마르셰 리브 고슈의 분점인 그랑드 에삐쓰리 드 빠리는 변화를 거듭하여 수도 빠리의 가장 중요한 식료품점 중 하나가 되었다. 한국 음식과 식료품을 판매하는 곳은 빠리 7구의 세브르(Sevres)가 38번지 1층에 위치한 그랑드 에삐쓰리 드 빠리와 16구 빠씨(Passy)가 2층에 자리한 그랑드 에삐쓰리 드 빠리 두 군데이다. 비빔밥과 같은 전통적인 한국음식과 백미와 흑미, 고추장, 참기름, 1~3년 간 숙성시킨 간장 등과 이미 조리된 식품들을 판매하는가 하면, 식욕을 돋우는 음료와 해조류나 흑마늘 또는 누룽지를 바탕으로 한 영양과 풍미 가득한 스낵류들과 하이트 맥주와 오미자 쥬스, 광천수와 발효액 음료 등이 판매되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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