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합계출산율 0.84명’은 국가 재앙의 전조
[경일포럼]‘합계출산율 0.84명’은 국가 재앙의 전조
  • 경남일보
  • 승인 2021.08.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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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호(경상국립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통계청은 지난주 ‘2020년 출생통계’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38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출생아 수는 27만 2337명으로 전년 대비 3만 339명(-10.0%) 감소했다. 사망자 수는 증가하여 전체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처음 발생했다. 이는 한국의 주민등록 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지난해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82만 9023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828명 줄었다. 주민등록 인구감소가 통계 수치로 나타난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합계출산율이 이렇게 감소하는 이유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로 결혼과 출산을 필수로 여기던 기존 세대와 달리 이를 선택으로 인식하는 젊은 세대의 세태에 비롯된다. 이에 따라 비혼·만혼의 증가, 혼인율의 지속적 하락, 출산연령(33.1세)은 상승하고 있다. 또한 결혼은 하더라도 주택, 양육·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 문제로 출산을 꺼려 출생아 수 감소 및 무자녀 비율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여 2006년부터 5년마다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을 수립하여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저출산 대응을 위한 재정투입 규모(국비 기준)는 2006년 1.0조 원에서 2021년 42.9조 원(연평균증가율 24.9%)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정부의 지속적인 저출산 대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2016년부터 합계출산율은 연평균 ‘-2.1%’ 감소하여 작년에 0.84명을 떨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전쟁이나 체제 붕괴 같은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출산율 1명 이하는 나올 수 없는 수치”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미 2018년부터 1명 미만(0.98)으로 떨어졌다.

현금 지원 확대만으로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이 지난 15년간 정부가 180조원을 쏟아부으며 얻은 교훈이다. 사태가 이 지경임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저출산 사태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 지난 연말 0∼1세 30만원 지급하는 영아 수당 신설을 골자로 한 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 계획(2021~2025년)을 내놓은 것이 고작이다.

근본적인 저출산의 해법은 첫째, 출산을 위한 기반구축이 시급하다. 젊은 직장 여성이 결혼을 기피하고 결혼한 후에도 출산을 꺼리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가를 먼저 파악하여 이를 해결하여야 한다. 또한 출산한 직장 여성들에 대한 차별폐지는 법과 제도적 차원을 넘어 사회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일본은 결혼 전후와 임신·출산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등 저출산 예산의 99%가 육아 지원 관련이라는 사실도 적시한다. 둘째,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안정적 주거 공급에 있다.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일자리 창출의 주체인 기업의 활력을 끌어올리고, 민간 주도 공급 확대로 부동산 정책을 전환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도심의 주택을 대폭 늘리지 않는다면 저출산의 늪을 헤어나긴 어려울 것이다. 셋째,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저출산 예산 중 76.8%에 달했던 영유아 대상 예산 비중을 청년 일자리와 주거지원으로 변경하여 올해 26.1%로 줄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참석한 것은 2017년 말 새 정부 첫 회의가 마지막이었다”라고 한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전권을 가진 우리나라 정부형태에서 대통령의 인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저출산은 청년층 인구감소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가져와 노동력 부족과 소비 감소, 이에 따른 기업의 생산 위축과 국가재정 악화 등 국부(國富)감소로 이어져 국가 재앙의 전조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웅호(경상국립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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