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맹목적 명품 선호, 왜곡된 소비문화 바로잡아야
[기고]맹목적 명품 선호, 왜곡된 소비문화 바로잡아야
  • 경남일보
  • 승인 2021.08.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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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명품 선호 경향이 도를 넘은 지 오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일부 소비자들의 명품 구매로 집중되면서 올 상반기 중 해외 유명 가방 수입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수치다.

고가 브랜드의 손목시계와 해외 패션의류 수입 역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31%, 15% 늘었다고 한다.

요즘도 인기를 누리는 한 유튜브 쇼핑채널에서는 온라인으로 해외에서 구입한 수천만원이 넘는 고가의 명품 제품을 보란 듯이 소개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됨에도 불구하고 해외 유명 상품이 출시되는 날이면 새벽부터 백화점 앞이 장사진을 이루는 이른바 ‘오픈런(문 열기 전 줄서는 현상)’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금도 명품은 비쌀수록 더 잘 팔린다고 하니, 사람들의 명품 사랑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거의 중독 상태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부유층에 한정된 것으로 여겼던 명품 선호 풍조가 최근 들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중산층에까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지나친 명품 선호는 과소비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외화 유출과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적지 않은 폐해를 낳는다.

타인으로부터의 시선을 끔찍이도 중요시 하는 사회 풍조로 인해 대부분의 명품 소비자는 제품구매에서 질이나 활용 목적을 제대로 따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결국 명품 소비자는 자기과시 목적으로 브랜드를 맹신하고, 들어간 비용만큼의 실질적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물건의 가격이 오름에도 남에게 과시하고 싶은 과시욕이나 허영심으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말하는 ‘베블렌 효과(가격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가 우리나라에서는 잘 맞아떨어지는 이론이다.

명품 소비 자체가 큰 잘못은 아니지만, 지나친 명품 선호는 바람직한 소비행태가 아님이 분명하다.

무턱대고 외국 명품만을 맹목적으로 선호하는 왜곡된 소비문화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자신의 경제적 수준이나 능력에 맞는 신중한 소비, 필요에 따른 계획성 있는 소비를 생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는 명품이라고 무조건 선호할 것이 아니라 명품의 참 가치를 생각하며 올바르고 합리적인 소비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김동석(직업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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