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코로나로 힘들지만, 걷기 운동은 즐겁다
[경일춘추]코로나로 힘들지만, 걷기 운동은 즐겁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8.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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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경상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일 계속되는 폭염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이미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는 우리의 일상을 강제된 상실과 만성적 피로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 나는 새로 사귄 친구 덕분에 더워도 견딜만 하고 땀흘려도 힘들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천성적으로 게으르고 나태한 예전의 나를 알던 이들에게는 대체 이 더위에 무슨 뚱단지같은 소린가 싶겠지만, ‘걷기 운동’에 푹 빠져 산다.

30대 초반에 허리와 목 디스크로 물리치료를 받으며 일상을 견디던 저질 체력의 마누라가 걱정이 돼 남편이 골프채를 선물했지만, 수년째 현관 앞에 묵혀두다가 친정 언니에게 덜렁 주고도 아무런 죄책감도 미련도 두지 않는 천하태평 게으름뱅이, 혹은 불한당(땀 흘리지 않는 자)인 나였다. 이런 나에게도 코로나 사태는 생활반경을 줄게해 신체는 군살이 붙어 확-찐자가 됐었다. 더하여 갱년기를 지나는 나잇대는 몸 여기저기에서 이상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명색이 의사인데 내가 내 몸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되겠나 하는 자괴감과 건강에 대한 걱정은 1년 전부터 남편과 남강변 걷기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발목이 아파서 하루 20분으로 시작하고, 조금씩 늘려서 1년이 지난 이제는 하루 1시간 이상은 거뜬히 걷는다. 사실 “이게 뭐가 그리 효과가 있겠어” 하면서도 일주일에 4∼5일 정도는 꾸준히 했다. 물론 시간이 가도 드라마틱하게 빠지는 몸무게, 날렵해진 턱선과 같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매일같이 짧지만 꾸준히 걸은 것이 이전과 다르게 일상생활에서 느껴지던 피로를 덜하게 하고 혹 힘에 겨운 일을 하게 되더라도 확실히 짜증이 줄게 했다.

최근 학교 검진에서 간수치가 높아서 병원을 방문하는 초등학생 수가 늘었다. 비알콜성지방간염으로, 살이 찌면서 지방간이 생기고 염증이 진행돼 간수치가 올라간 경우로 술이랑 관련이 없어 이렇게 부른다. 코로나 사태로 학교에서의 활동이 적고, 집에 있으면 잘 챙겨 먹고, 더운 날씨때문에 운동도 안하게 되고, 다양한 이유가 있다. 아이들에게 첫째로 권하는 것은 단맛 나는 음료수를 중단하고 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나의 경험을 예를 들어 비용은 들지 않는, 부모님과 함께 일주일에 4∼5일 야외에서 1시간 정도 걷기 운동을 권한다. 땀도 한 바가지 흘릴테고 불타는 고구마마냥 붉은 얼굴에 숨도 가빠지겠지만, 걷기 운동이 오늘보다 내일, 더 가벼운 나의 마음과 몸을 데려다 줄 걸 알기에 권한다.

서지현 경상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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