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과수 재배를 꿈꾸는 분들께
[농업이야기] 과수 재배를 꿈꾸는 분들께
  • 경남일보
  • 승인 2021.08.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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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나 귀촌을 하는 사람 중에 과수 재배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나무를 키움으로 인해 소득이 생길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 다른 작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과수원을 경영하시는 분들을 보면 새벽부터 바쁘다. 올해 여름처럼 무더위가 심한 한낮에는 작업을 피해야 할 것이 이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쉬지도 못 할 것이다. 때로는 저녁 늦게까지 과수원을 돌본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나무는 소리 없는 반응으로 가지와 잎이 커가고 열매가 자라면서 농부를 기쁘게 한다. 열매가 익어 가면 농부의 마음도 설레어진다. 때로는 부지런히 나무를 돌보더라도 기상재해, 병충해 등 돌발 상황에 좌절도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궁리를 하며 에너지를 쏟는다. 힘들지만 이러한 과정이 농업인의 삶에 활력을 주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는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평생 직업으로 농업이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농사의 즐거움에 보람을 더 느끼려면 소득이 더해져야 한다. 소득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라 다 언급할 수 없지만, 과수농사에 대해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과수는 한번 심으면 적어도 3년 이상 지나야 수확을 할 수 있고 과종에 따라서는 10년이 넘어야 성과기에 도달하는 것도 있다. 그리고 한번 심은 나무는 옮겨 심겨나 다른 품종으로 바꾸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과종이나 품종을 잘못 선택하고 나무를 키우는 입지 조건이 맞지 않는 곳에 심은 것은 품질과 수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블루베리, 키위, 체리 등은 토양환경에 민감해서 입지를 잘못 선택해서 고생하는 사례를 흔하게 본다. 또한, 심기 전에는 토양 정지작업을 충분히 하고 차량이나 농기계 진입이 용이하도록 해야 작업효율이 높아진다. 그래서 농로나 안전한 작업로 확보가 어려운 곳에는 과수원을 조성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심을 때도 10년, 20년 후 나무가 자랐을 때를 고려하여 재식거리를 둬야 하는데 너무 밀식하여 나무가 클수록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기고 농작업도 힘들어지게 된다.

이렇게 불리한 조건에서는 농부의 나이가 들어갈수록 농업에 대한 즐거움이 줄어들고 힘겨움이 더해진다. 좋은 과실을 생산하기도 힘들어서 소득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녀나 다른 누군가가 농사를 이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필자는 과수 분야에 연구를 하면서 이러한 실패 사례를 많이 보아 왔다. 그래서 과수를 재배를 꿈꾸는 분은 먼저 농업기술원이나 농업기술센터 등의 농촌진흥기관에 자문을 구하고 경험 많은 농가의 조언도 충분히 듣고 시작하시길 권한다.

/최성태 경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과수담당 농학박사



 
최성태 경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과수담당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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