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차라리 꼰대가 되겠습니다
[경일춘추]차라리 꼰대가 되겠습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9.0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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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택 전 SK증권 상무
 


요즘 ‘꼰대’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MZ세대가 등장하면서 대치되는 단어가 되었다. 꼰대란 ‘고집부리며 자신의 방식만 강요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된다.

얼마 전 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을 만났다. 요즘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가 쉽지 않고 신입직원이 잘못을 하더라도 나무라기 어렵다고 한다. 직장 갑질로 찍힐까 두려워서이다. 이렇다보니 MZ세대에게는 후배라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사실 우리도 사회 초년시절 ‘꼰대’들을 많이 만났다. 이기적인 꼰대도 있었지만 이끌어주는 선배도 많았다.

과거를 되돌아본다. 얼마 전 과거 직장 후배랑 술자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상무님이 지금 현직에 계셨더라면 바로 짤렸을 겁니다” 라는 말에 내가 얼마나 꼰대였을까를 생각하면서 아쉽고 후회스러웠던 기억이 새롭다.

나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주 기억에 남는 선배가 한분 계셨다. 언제나 나의 일에 칭찬 한마디 없이 질책만 하는 분이셨는데 어느 날 딱 한번 “네가 이 조직의 장(長)이라고 생각하고 일하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야”라는 격려의 한마디에 그동안 서운했던 감정들도 녹아 내렸다. 꼰대로 알았던 그 선배 덕에 필자는 회사에서 어느 위치에 갈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꼰대는 인생의 선배다. 표현 방식에서 호불호는 있지만 후배를 위해 기꺼이 나침반이 되어주는 사람이다. 사실 우리는 잔소리하는 삶에 익숙하다. 부모는 늘 자식에게 잔소리를 해왔다. 다 늙은 자식에게도 항상 부모는 잔소리를 한다. 하지만 부모를 꼰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애정 어린 잔소리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각종 모임에서도 친구, 선·후배, 사제 간에 늘 애정 어린 잔소리가 존재한다. 시대가 변했지만 인간관계는 여전히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MZ세대도 자신의 방식만 소중하고 타협을 제대로 못한다면 ‘젊은 꼰대’가 될 수도 있다. 언젠가부터 우리사회는 ‘인내’가 인색해졌다. 참으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인내를 통해 사회성을 배우고 세상을 사는 방식을 터득해왔다. 필자는 이제 직장을 떠났지만 다시 복귀한다면 기꺼이 ‘꼰대’가 되고자 한다. 후배들이 치열한 사회에서 참고 견디며 실력과 능력을 발휘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선배가 되고 싶고 때론 나무라기도 하고 때론 선술집에서 회포를 푸는 차라리 나는 그런 ‘꼰대’가 되고 싶다.

임우택 전 SK증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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