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검진 병원은 2곳뿐…대상자 몰려 ‘불편’
학생 검진 병원은 2곳뿐…대상자 몰려 ‘불편’
  • 백지영
  • 승인 2021.09.02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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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지난해 유예 학년까지…예년의 2배
건보공단 통합 운영 시급…복지부 “시기 미정”
학생 건강검진은 성인과 달리 각 학교와 계약한 병원에서만 가능한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지난해 검진이 유예된 학생까지 몰리면서 장시간 대기로 인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지난달 중학생 자녀의 건강검진을 위해 진주 한 종합병원을 찾았던 박모(48·진주)씨는 4일간의 시도 끝에 겨우 검진에 성공했다.

학교 측이 검진을 받아오라고 지정한 병원 2곳에 학생들이 대거 몰렸지만 전화 예약은 불가능해, 아침 7시부터 자녀와 현장에서 거리두기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줄을 서 기다린 끝에야 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

2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내과·구강검진을 그 외 학년 학생은 구강검진 대상이다. 코로나19로 지난해 검진이 유예되면서 올해는 내과검진 대상자가 예년의 2배로 늘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검진을 받을 수 있는 병원 수는 같거나 되려 줄었다.

학생 건강검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운영해 검진기관(병원)이 폭넓은 성인 등 타 건강검진과는 달리, 각 학교 측이 지정·계약한 병원에서만 가능한데 맡아줄 병원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도내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생 검진은 수가가 낮아서인지 제반 절차 등을 고려하면 되려 손해라는 인식을 가진 병원이 많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다수 밀집을 경계해서인지 계약 병원 구하기가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내과검진 대상자는 구강검진도 함께 받아야 하는데, 내과검진에 응한 병원에 치과가 없다면 인근에 구강검진을 해줄 치과를 따로 구해야 하는 것도 일이다.

치과가 없는 진주지역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원래 구강검진을 하는 인근 치과와 함께 각 학교와 계약을 체결해왔는데 올해는 치과 측이 고사하면서 우리와 내과검진을 계약한 학교 수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도내 군지역 한 소규모 학교는 그동안 유일하게 검진 계약을 맺어왔던 의원이 올해는 이를 거부하면서 보건소에 도움을 청해야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검진 대상이 2배로 늘어 힘든 측면이 있다”며 “병원들이 검진을 꺼리는 소규모 학교에 출장 검진을 승인하고, 각 교육지원청에 검진이 여름방학에 집중되지 않고 11월까지 가능하도록 기간을 늘리라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생 검진도 각 학교가 아닌 건보공단 차원에서 통합 운영하도록 제도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 제3차(2021~2025년)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학생 건강검진 건보공단 위탁 운영 추진을 밝힌 점은 고무적이지만 언제 이 시스템이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진주지역 한 고등학교 보건교사는 “학생·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주는 차원에서 빨리 정책이 시행되면 좋겠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현실 적용까지는 복잡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5개년 종합 계획안에서 아동·청소년 건강검진을 통합해 건보공단에 위탁하는 것을 다루긴 했지만 시기는 못 박혀 있지 않다”며 “이를 정하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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