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가을이면 생각나는 선생님
[경일춘추]가을이면 생각나는 선생님
  • 경남일보
  • 승인 2021.09.05 23: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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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석 경상남도 서부민원과장
 


가을이 되면 학창시절의 추억과 고마웠던 선생님이 생각난다. 1984년 고교 3학년으로 돌아간 시절, 당시 진주고등학교 3학년 9반 담임을 맡으시면서 생물학 과목을 담당하시던 선생님이 계셨다.

김광규 선생님! 이제는 고인이 되셨지만 선글라스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시면서 학생지도를 하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구릿빛의 갈색피부에 다소 야윈 체형이셨지만 미소만큼은 학생들에게 위안을 주시던 심성이 순수한 분이셨다. 그래서인지 우리 반 급우들은 선생님을 괴롭히고 너무 힘들게 했던 것 같다. 당시 급우들은 모두 60여 명, 지금에 비해서 많은 인원이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며 서로의 우정을 나누었다.

가을 어느날 비봉산 아래에 있는 진주고 교정은 참 아름다웠다.

곧 있을 대학 학력고사를 앞두고 진학상담을 하시는 선생님께서는 “김군은 앞으로 꿈이 무엇인가?” 하고 물으셨다. 선생님은 “세상을 살아보니 꿈만 가지고는 되지 않고 반드시 자기의 생각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고 하시면서 “무엇을 하든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어려울 때 항상 선생님을 찾아오라”고 하셨다.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나에게 선생님은 처음 꿈과 미래라는 생각을 나에게 갖게해 주셨고 다정한 미소로서 내가 의지할 큰 버팀목이 돼 주셨다.

그 후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매년 시간을 내어 선생님댁을 방문하였고, 나와 선생님과의 인연은 선생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계속됐다. 나는 선생님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고교졸업 26년이 흐른 2011년 5월 어느 날, 우리 반 급우들이 평교사로 퇴임하신 선생님을 위해 졸업생 60명의 사진과 이름을 새겨 넣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고마운 스승님’ 패를 동판으로 만들어 전달했다. 졸업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전국 각지에서 20여 명이 모였던 그 날, 비록 당신께서는 평생 교직을 천직으로 삼고 평교사로 퇴직을 했지만, “제자들이 만들어 준 ‘사은패’가 교직 생활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선생님은 참석한 제자들에게 일일이 장미꽃 한 송이씩을 나누어 주시고 제자들 한 명씩 이름도 불러 주셨다.

지금도 가을이 되면, 고교시절의 담임 선생님! 사은패를 받고 기뻐하시며 눈물을 보이시던 멋진 선생님이 그리워진다. 그리운 김광규 선생님.

김대석 경상남도 서부민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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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덕연 2021-09-06 19:09:03
추억을 그릴줄 아시는 ....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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