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허술한 관리감독이 시험지 유출 불렀다
[사설]허술한 관리감독이 시험지 유출 불렀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9.0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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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한 고교에서 전국단위로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시험지가 사전에 일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해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어쩌다가 시험지 관리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한심한 노릇이다. 경남도교육청의 조사에서 고교 3학년인 해당 학생은 모의평가를 하루 앞둔 지난 1일 교실에 놓고 간 물건을 찾기 위해 밤에 교실을 찾았다 한다. 학생은 나오는 길에 진학 상담실에 있는 우산을 가지러 들렀다가 수능 모의평가 시험지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 봉투의 봉인을 뜯고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한다.

도교육청은 지난 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시험지 유출사실을 확인하면서 향후 본격적인 자체 감사에 착수하고 경찰의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까지 도 교육청이 파악한 내용은 한 고3수험생의 의도되지 않은 일탈행위로 알려지고 있지만 무너진 시험지 관리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도 걱정스럽다. 학생은 촬영한 시험문제를 SNS 채팅방을 통해 문제 풀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접수, 알려지기 전에는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로 허점을 보였다.

잠금장치가 있는 장소에 보관돼야 할 시험지가 열려 있는 진학 상담실에 버젓이 놓여 있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봐도 이해되지 않는다. 밤 늦은 시각에 학생이 1층의 창문을 통해 아무런 제지 없이 내부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시험지의 봉인을 일부가 제거됐는데도 학교에서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

엉성한 관리로 시험문제지가 유출된 사례는 전국적으로 여러 번 있었다. 그때마다 교육당국은 관리강화를 철저히 하겠다고 했지만 똑같은 일이 반복돼 일어나고 있다. 경남의 시험지 유출도 학교측과 경남도교육청의 허술한 관리 감독이 유출을 불렀다. 유출 의혹의 윤곽이 거의 드러나고 있지만 시험지가 어떻게 유출됐는지를 철저히 가려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관련자를 엄히 다스려야 할 것이다. 도 교육청은 앞으로 시험지 관리는 폐쇄회로 TV와 잠금장치가 있는 곳에 보관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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