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늘, 푸른 신호등의 세상
[경일춘추]늘, 푸른 신호등의 세상
  • 경남일보
  • 승인 2021.09.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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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행달 시인·경남문화관광해설사
 


시골 한적한 곳에 신호등이 있다면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이런 의문을 가져보며, 인구 4만에 못 미치는 산촌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한 청년이 수상한 신호등를 설치하고 있다는 풍문이 일고 있다. 인류 역사상 신호등이라는 개념으로 설치하게 된 것은 1868년 영국이다. 그를 기초로 미국의 개럿 모건이 1923년 11월 23일 특허 명 ‘교통신호’로 일반통행, 길 건너기, 원형교차로의 교통통제를 목적으로 하였다. 이 당시 녹색 신호는 안전함을 의미하였다. 우리나라에는 1930년 처음으로 설치되면서 푸른색의 상징 ‘녹색’은 진행을 의미했다. 신호대는 이제 지방도로 이상이면 표시판과 함께 설치되는 도로관용물이 되었다.

이 청년의 신호등에는 흰 구름 같은 이야기가 무성하다. 푸르른 창공에 청아한 그 구름 속으로 일상에서 이탈하는 신나는 비행을 해 보자. 청년이 작동하는 신호등은 위험하니 ‘정지’라는 빨간불도 없고, 주의하라는 ‘주춤’의 노란불도 없다니 더욱 신기하고 궁금할 따름이다.

지난 해 10월 114만 공업도시에서 대형화재사고가 있었다. 그때 ‘이번 화재현장에서 고생 해 주신 소방관 분들에게 한 시민으로서 그 노고에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습니다. 제가 차린 밥상에 꼭 함께 하시길 염원 합니다.’ 그 지역 소방서 게시판에 쓴 청년의 간곡한 게시문이다.

또 청년은 한 해 동안 음식점 창업을 2군데 하면서 ‘다 함께 웃고, 같이 배부른 사회로 만드는 구성원이 되자’라는 슬로건을 하고 자박자박 그 길을 오늘도 걷고 있다. 창업 1주년 기념일 하루 총매출액을 모두 노인단체에 기탁, 노인 분들의 식사 제공비로 활용했다.

그리고 어느 날 불쑥! 이 청년은 이런 일기문을 세상에 내밀었다. ‘과유불급의 법칙을 알게 해 준 ‘정일 면’이란 곡간이 나래를 폈다. 몇 번의 실패를 토대로 제 2의 고향에서 망망대해를 항해하려는 의미가 매우 컸다. ‘정일’ 바를 정자(正), 한 일자(一)의 이름처럼 한평생 정직과 성실을 사명처럼 여기고 사신 아버지이시다. 그런 아버지께서 살아생전 나와 밥숟가락을 몇 년이나 나눌까? 울컥한 마음 금할 길 없다. 그런 정일(正一)의 삶처럼 또 다른 누군가를 인애하는 나의 일상이길 이 밤도 가슴앓이 해 본다’. ‘정일 면’(正一 麵)을 운영하는 이 청년이 가지고 있는 핏줄이 한민족의 전통적인 혈족이라고 믿고 싶은 현실이다. 이 청년이 나만의 아들이 아닌 이 나라 모든 국민의 아들로 구성하고 있는 세상은 늘 푸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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