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만남
[경일춘추] 만남
  • 경남일보
  • 승인 2021.09.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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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택 전 SK증권 상무
 


‘인연이 있으니 만났고 만났으니 또한 인연이 된다.’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사람은 인연에 따라서 만나지고, 만남에 따라 인연이 이루어지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결국 우리네 인생은 만남에서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뜻밖에도 소중하고 귀한 사람을 만나서 인생을 전환시킬 수도 있고, 방황하고 실패의 삶 속에서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만남이 평생 짐이 되어 서로에게 아픔과 상처만 주고받는 만남으로 인하여 후회와 실패를 낳기도 하는 경우도 있다. 좋든 싫든 이런 수많은 만남 자체는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좋지 못한 기억과 마주했던 만남은 기억에서 빨리 지워버리고 언제나 소중한 만남을 이뤄갈 수 있는 학습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987년도에 나는 아주 귀한 인연으로 소중한 한 사람을 만났다. 나이는 필자보다 7살 위지만 35년이란 긴 세월동안 아직도 서로 간에 굴절 없이 힘들고 어려움이 있을 때 항상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참 질기고도 친 형제 이상의 좋은 인연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몇 년 전 인근 지역의 시의회 의장으로 계시던 그 분이, 딸의 결혼식 주례를 봐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당시 그분의 위상으로 봐서 소위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분을 주례로 모시고 폼도 좀 잡으려고도 할 터인데 하는 생각에 한사코 거절을 했다.

그러나 당신은 전혀 물러설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결혼 할 딸을 가장 잘 알고 서로의 가정을 잘 아는 사람이 주례를 서야 된다는 강력한 고집에 필자는 내 딸이 결혼하는 것 이상의 정성을 다해 주례를 봤던 기억이 아직도 잔잔히 남아있다.

이는 서로에게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신뢰와 믿음의 결과물로서 형님의 소박한 성품에 존경심을 가지고 영원히 이어질 인연으로 영속되기를 기도해 본다. 서로의 관계에서 좋은 만남이 되기 위해서는 ‘남에게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달라이 라마의 심오한 말을 새겨볼 만하다. 상대방에게 짐이 될 수 있는 무거운 부탁을 절제하며 언제 만나도 질리지 않고 멀리 있어 자주 보지는 못해도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 떨리는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을 위해서는 신뢰의 바탕위에 자신의 정성과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당신은 다른 복 보다도 인복만큼은 타고 났다”라는 필자 아내의 말을 되새겨보며 그 어떤 보험보다도 사람과의 만남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은 인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임우택 전 SK증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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