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남의 포엠산책 61] 방문객 (정현종)
[강재남의 포엠산책 61] 방문객 (정현종)
  • 경남일보
  • 승인 2021.09.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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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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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산책… 살짝 만져도 바스라질 것 같은 마음에 바람이 밀려옵니다. 나갈 길이 없어 방황하던 바람이 길을 냅니다. 바람이 길을 내는 곳마다 나는 또 부서집니다. 누군가를 맞는다는 건 마음을 열어야 하는 일이란 걸 압니다. 그럼에도 쉽지 않은 건 성격 탓이겠지요. 어쩌면 상처가 깊어서일 것도 같고요. 사람을 맞는다는 건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품어야 할 일이겠지요. 한 사람의 일생을 품어야 하는 일이겠지요. 아무렴요. 부서지는 마음과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을 받아들이는 일에 다른 길을 내보는 건 그래서일 겁니다. 마음을 활짝 열어 사람을 받아들이면 나도 바람처럼 자유로울 수 있겠다고, 어쩌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 닫아걸었던 마음의 빗장을 열어봅니다. 빗장은 생각지도 않게 스스럼없이 열리네요. 부서질까 두려웠던 마음에 다른 바람이 길을 냅니다. 환대에 익숙하지 못한 성격을 모른 척하고 환하게 웃어봅니다. 바람 흉내를 내보는 거지요. 지금은 어스름이 켜켜이 가라앉는 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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