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섬, 푸른 보석을 찾아서(4)남해군 미조면 조·호도
경남의 섬, 푸른 보석을 찾아서(4)남해군 미조면 조·호도
  • 이웅재
  • 승인 2021.09.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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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다 가는 섬에서 '살고 싶은 섬'으로 만든다
 
조도에서 바라본 남해 미조항의 전경.
남해군 조·호도는 미조면 남항 선착장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조·호도는 지난해 8월 경남도가 특화사업으로 추진한 ‘살고 싶은 섬 가구기 사업’ 1회 공모에 통영 두미도와 함께 선정됐다. 경남도는 남해 조·호도 주민과 행정의 추진 의지가 높고, 섬 주민간 화합이 잘 되며 풍부한 해산물은 물론 해녀, 폐교 등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이 있어 주민 역량만 보완하면 살고 싶은 섬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경남도와 남해군은 조·호도에 3년간 30억원(도비 15억, 시·군비 15억)의 사업비를 투입해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주민 소득 증대 및 생태 여행지 조성 등으로 지자체의 명소는 물론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섬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조도 작은마을. 큰섬에서 작은섬으로 이어진 학교가는 길이 데크로 단장했다.
◇현황

남해군 미조면 남항에서 1일 8회 운항하는 도선 ‘조도호’를 타고 10여분 거리에 있다. 섬 모양이 새(鳥)와 범(虎)을 닮아 조도(새섬), 호도(범섬)라고 부른다. 조도 큰섬과 작은섬, 호도 등 3개 마을이 각각 어촌계를 구성해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배진행(여·52) 이장을 중심에 두고 한 행정 단위로 관리되고 있다. ‘살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은 조도 큰섬의 류동춘 살고 싶은 섬추진위원장을 중심으로 조도와 호도에서 각각 추진된다. 2021년 8월 현재 조·호도 등록인구는 112명이며, 상시 거주인구는 총 63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산물로는 문어와 장어, 볼락, 멸치, 갈치, 도다리, 바지락, 홍합, 미역, 쑥, 마늘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특히 내만에서 생산되는 미역은 전국 최고의 품질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남해군은 ‘테마 섬’ 조성 계획의 일환으로 조·호도에 2022년 말 준공을 목표로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도 일원에서 추진되는 다이어트 보물섬 조감도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

남해군이 2014년부터 2021년 까지 8년간 추진하는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은 미조면 조도와 호도 일원에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생태 헬스케어 보물섬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국·도·군비 205억과 민자유치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19만 2721㎡ 부지에 다이어트센터, 치유의 숲, 탐방로, 전망쉼터, 전망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다이어트’라는 명칭은 신체보다는 마음을 다이어트하는 ‘힐링’의 목적이 있다. 사업은 공공의 안정적 재정과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융합하기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로 나눠 추진된다. 숙박시설 건설 및 다이어트 센터 운영 부분은 민자로 추진한다.

이에 따라 남해군은 지난해 9월 숙박시설용지 민자투자 사업자 공모를 진행해 잭슨나인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잭슨나인스㈜는 약 150억원의 사업비로 조도 1만 8723㎡ 부지에 숙박시설 콘도&호텔 1동과 단독펜션 8동을 건립하고, 휴게시설로 카페테리아 1동, 편의시설로 문화화장실 2동을 건립할 예정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방문객들은 감성을 담은 다양한 예술품과 전시물 관람으로 마음의 힐링을 체험하는 독특한 감성문화를 경험하고, 다양한 공연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방문객들은 명상 테라피 시설, 미술을 직접 체험하는 힐링 테마 교육 커리큘럼, 가족체험형 힐링테마 교육 프로그램으로 마음의 다이어트를 경험할 수 있다.

남해군은 잭슨나인스의 구체적인 제안서가 나오면 다이어트센터 공간 활용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자연환경과 잘 어울리는 건축물, 창의적인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더해진 문화예술의 섬으로 개발, 누구나 한번은 가보고 싶어하는 ’힐링 섬’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도 일원에 건립중인 다이어트 보물섬 센터
◇조·호도의 경쟁력

남해군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을 두고 조·호도 주민들은 기대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복합기능을 갖춘 거대 건축물이 주민들의 삶과 공생관계를 이루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주민 삶을 흡수해 독자생존하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규모 민박형 펜션과 호텔&콘도의 경쟁력이 비교불가란 우려와 함께 시설 일부를 이용해 특산물을 판매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남해군도 이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헤아리고, 다이어트 센트 시설 일부의 운영에 주민이 참여토록 하는 등 상생의 길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섬 주민들은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토지구획 재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보물섬 다이어트 사업에 거주지역이 수용되면서 옆 부지로 이주했는데 이 지역은 생산관리지구라 건축물 용적율이 20% 밖에 안돼 펜션이나 식당 건축 등에 지장이 크다”고 했다.

실제 주민들은 ‘살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에 부응하는 카페나 식당 등 건축은 물론 심지어는 어구 보관용 창고마저 짓지 못하는 처지다.

해법은 남해군이 생산관리지구를 자연취락지구로 변경하는 등 주거여건 개선에 나서는 것이다.

 
조·호도 주민들이 다이빙사업 대상지로 꼽는 죽암도와 미도 사이 해역, 바닥 여는 보이지 않지만 시리도록 푸른 바다 물색이 일품이다.
◇자립 경제 기반 조성의 과제

남해 조·호도는 3개 어촌계를 중심으로 한 마을지선 어업의 중심축인 부부동반 어로행위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소규모 민박업 등으로 경제활동이 바뀌고 있다. 살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이 현지 생산 수산물 가공업과 카페, 식당, 현대식 펜션 등 업종 전환의 불쏘시개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죽방(죽암도)과 쌀섬(미도) 사이 해역에서 다이빙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소득사업으로 이만한 종목이 없다고 한다. 시리도록 푸른 물색과 수산자원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바닷 속 세상은 다이버들에게 환상의 세계를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주민들은 마을 어촌계가 사업허가에 필요한 모든 여건(교육전문강사와 시설, 선박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대 해역은 바닥에 여가 잘 형성돼 있어 수많은 어종이 살고 있고, 잔잔한 조류의 내만이라 전복과 해삼, 멍게, 문어는 물론 미역과 톳 등이 풍부한 지역이다.

특히 죽암도는 썰물 때 바닷물이 완전히 빠지면서 조도 큰섬과 걸어서 이동이 가능해 진다. 물들면 다이빙하고, 물 빠지면 조개잡이 하는 어촌체험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에 다름없다. 하지만 경남도와 남해군은 다이빙사업의 위험성을 거론하며 만류하는 입장이다.



 
조도항. 낚시인 10여명이 오른쪽 방파제와 왼쪽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조도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가게 ‘새섬 점빵’
◇애증(愛憎)의 대상 낚시인과 공존

조·호도 주민들은 없어도 부족함을 탓하지 않고,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육지와 가까우면서도 섬이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추고 있는 ‘섬다운 섬’ 조·호도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터전을 꿈꾼다. 육지와의 접근성이 용이하니 낚시인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섬 주민들은 낚시객을 마냥 반길 수 없는 처지다. 이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도 문제지만 낚시 포인트 주변 어자원 훼손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홍합과 굴, 톳은 쇠(징) 박힌 낚시화에 짓이겨 지고, 마을 특산물 미역도 낚시꾼의 부수입으로 싹쓸이 당하기 일쑤다.

류동춘 살고 싶은 섬 추진위원장은 부사관 아들 류강현(29·공수특전사)이 전역후 돌아와 살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섬’에 대해 ‘발전’이 아닌 ‘보금자리 가꾸기가 되어야 한다’며 낚시인과의 공존을 거론했다.

그는 “섬 어업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부부어업이 한계에 봉착한 지금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면서 “일자리 찾아 외지로 떠난 일가친척이나 자식들이 돌아와 함께 살아도 될 만큼 따뜻한 생활 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류 위원장은 “안정적인 소득원 마련이 ‘지속 가능한 섬’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면서 “특산물 가공 또는 마을 카페, 식당, 펜션, 다이빙사업, 낚시인과의 공존을 위한 방파제 방갈로 운영 등 다각도로 마을 소득원 발굴의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웅재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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