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살어리랏다 2] 강진체류형 귀농사관학교
[그곳에 살어리랏다 2] 강진체류형 귀농사관학교
  • 정희성 백지영
  • 승인 2021.09.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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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을 위한 첫 발걸음…성공 ‘열쇠’ 찾는다
9개월 간인생 2막 준비...필수 영농기술 습득
[글 싣는 순서]
[1]청년 귀농인의 전남 강진 정착기
[2]전남 강진체류형 귀농사관학교를 가다
[3]청년 농부 거기서 ‘뭐하농’
[4]귀농귀촌 정보 한눈에 쏙 ‘귀농귀촌종합센터’
[5]경남, 맞춤형 정책으로 청년들에 귀농 ‘손짓’

 
하늘에서 바라본 강진군 체류형귀농사관학교 전경. 사진제공=강진군농업기술센터
전남 강진군은 예비 귀농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농업 현장교육을 실시하는 체류형 귀농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체류형 귀농사관학교는 강진군 칠량면 구로길 36에 위치해 있다. 폐교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지난 2019년 문을 열었다. 귀농사관학교는 본관 2층(805.5㎡), 별관 1층(221㎡), 경영실습 임대농장인 스마트연동 비닐하우수 4동(2108㎡), 자재 보관용 하우스 1동 등으로 이뤄졌다.

시설은 대강당, 소회의실, 공동조리실, 실습실, 사무실과 12개의 숙소가 있다.

입교생은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방문 및 우편 접수를 통해 신청을 받는데 신청대상은 만 65세 이하로 귀농, 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이다.

단 모집공고일 기준 농어촌(읍·면) 이외의 도시지역에서 1년 이상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체류형 귀농사관학교 입교생으로 선정되면 원룸 9평형(29.4㎡) 6세대, 원룸 10평형(34.3㎡) 5세대, 투룸 15평형(50.5㎡) 1세대로 구성된 숙박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개별 텃밭 100㎡(30평)을 활용할 수 있다. 입교비는 매월 9평 15만원, 10평 18만원, 15평은 25만원이며 방마다 TV, 옷장, 싱크대, 화장실 등이 설치돼 있고 나머지 물품들은 개별 지참해야 한다.

올해는 지난 3월 12세대, 17명이 제3기 입교생으로 들어와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곳에서 오는 11월까지 머물면서 주작목 배움교실, 귀농선배와의 1:1 맞춤교육, 신규 농업인 실습교육, 기초영농기술교육 등 초보농사꾼이 되기 위한 현장 중심의 교육을 받는다.

강진군은 체류형 귀농사관학교 교육 과정이 종료된 뒤 사후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강진으로 정착해 영농기반 및 교육이수 등 자격요건을 갖추면 하우스 시설이나 농기계 구입, 저온저장고, 농업용 창고 설치 사업 등 귀농정착보조사업비와 집수리를 할 수 있는 귀농인 보금자리 마련 보조사업도 지원한다.

 
지난 4월 귀농사관학교에서 입교생들이 농기계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강진군농업기술센터
강진군은 귀농을 통한 인구 문제 극복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과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타 시·군보다 탄탄한 귀농귀촌 지원책을 운영해 오고 있다.

그 중심에 체류형 귀농사관학교가 있고 인구유입에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귀농사관학교 1기 수료생인 최신만씨는 “지난 2019년 여름, 귀농을 알아보던 차에 체류형 귀농사관학교를 알게 돼 신청을 했다”며 “앞으로 정착하게 될 곳에서 미리 살아봐야 했기 때문이다. 따뜻한 남쪽, 공기 좋고 해안과 산이 두루 있는 강진은 처음 생각한 귀농지와 꼭 맞는 곳이었다”고 했다.

이어 “현재 꽃작약을 하우스 3동에서 재배하고 있다. 신규농업인 현장실습 교육 때 꽃에 대해 배웠고, 운좋게 작약을 재배하고 있는 하우스를 구매해 지난해 바로 수확까지 했다”며 “열심히 하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귀농사관학교에서 받은 영농 노하우 등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진군의 귀농귀촌 지원사업은 강진군농업기술센터 귀농지원팀에서 총괄하는데 체류형 귀농사관학교는 ‘귀농인 임시 체류시설’로 강진군귀농인협의회에서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강진군귀농인협의회 박여래 사무차장은 “예비 귀농귀촌인들의 주택·농지구입 편의 제공을 통해 조기정착을 유도하고 체계적인 영농기술 교육으로 안정적인 농산업 창업활성화를 위해 귀농사관학교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교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강조하며 “2019년부터 2년 간 17세대 28명이 입교해 그 중 12세대 22명이 강진에 정착했다. 서울(4가구)을 비롯해 광주(2가구), 경기도·인천·전남·경북·경남(각 1가구) 등 다양한 지역 출신의 귀농인들이 강진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귀농사관학교는 영농교육과 함께 귀농인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뿌리 내리고 지역의 문화 이해와 지역민과의 정서적 교감을 위해 강진 명소 방문, 체험, 관광 등 강진 문화탐방과 마을 봉사활동 등도 병행하고 있다.

글=정희성·사진=백지영기자

 
박여래 강진군 귀농인협의회 사무차장.

 
강진군 체류형귀농사관학교 숙소 모습. 입교생들은 이곳에서 10개월 정도 생활하며 귀농에 필요한 각종 교육을 받는다.

선배 귀농인들의 조언

전남 강진 체류형 귀농사관학교 입구에는 먼저 귀농한 선배들의 뼈와 살이 되는 글들이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이다.

지우네스토리팜 김생수 대표는 열대 과수인 바나나를 강진에서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던 김씨는 지난 2015년 제주도로 귀농해 감귤농장을 운영했지만 비싼 땅값과 태풍 등 여름철 고약한 날씨 때문에 실패를 맛봤다.

이후 강진으로 귀농한 김 대표는 풍부한 일조량, 적은 강우량 등 제주도보다 나은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당도가 높은 바나나 개량종을 식재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무농약 인증을 받은 바나나 등을 재배해 1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김생수 대표는 “귀농해서 살 곳이나 작물들을 너무 서둘러서 결정하지 말고 선배들한테 자문을 구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귀농인들은 많은 면적의 농지를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작물을 선택할때도 관행적으로 하는 작물은 힘이 많은 든다. 또 반짝하는 기능성 작물은 특히 위험하며 유행을 타지 않는 작물을 선택하는게 좋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아열대 기후가 된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전혀 모르는 작물도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재배기술이나 판로 등이 어렵다. 차별화를 위해 무농약 인증을 받고 재배를 하고 있는데, 귀농인 유기농 교육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강진에서 키위(참다래), 무화과, 왕대추를 재배하고 있는 김옥환 강진군귀농인협의회장은 고향이 강진이지만 28살 때 고향을 떠나 서울로 갔고 그곳에서 경찰공무원으로 인생 1막을 살았다. 퇴임 후 고향이 그리워 다시 귀농을 결심했고 2013년 정년퇴임 후 강진에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귀농을 하기 4년 전부터 땅을 구입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어느덧 귀농 8년차, 그는 ‘후배 귀농인’ 육성에도 힘을 쓰고 있다.

김옥환 회장은 “귀농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를 하고 작목을 선택할 때도 고민을 해야 한다. 내가 최고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고 주변 농가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지내야 한다”며 “차별화된 농산물이나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귀농은 항상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실제와 와서 농사를 짓고 주변인들과 교류를 하다보면 귀농생활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고 했다.

백지영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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