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위풍당당 진주성과 이스라엘 마사다 요새
[경일포럼]위풍당당 진주성과 이스라엘 마사다 요새
  • 경남일보
  • 승인 2021.09.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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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규 (진주향당 상임고문)
 



아무도 모른다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이 된다. 역사가 또한 그렇다. 진주의 역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진주의 역사기록은 흰 종이에 적힌 검은 글씨에 불과할 뿐이다. 결국 역사는 책장 속에서 먼지만 덮어 쓴 채 박제된다. 역사 스스로 그 가치를 증명해 낼 수도 없다. 그래서 진주 역사를 모른다면, 진주 역사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연 우리는 진주성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관심을 갖고 있는가. 만일 관심도 없고 모른다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이 된다. 지금 진주성은 그 역사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있다.

마사다 요새는 이스라엘 남동해안 부근에 있는 거대한 메사(mesa) 맨 꼭대기에 있는 고대 산성이다. 서기 73년 로마군이 마사다 요새를 포위했다. 960명의 유대 저항군은 2년간 결사항전하며 항복하지 않았다. 마침내 성이 무너지자 저항군들은 ‘하느님 이외에는 무릎 꿇지 않는다’며 노예 되기를 거부하고 전원 자결했다.

이스라엘의 마사다 요새는 유대민족의 용기의 상징이 되었다. 오늘날에는 이스라엘에서 손꼽히는 관광지이다. 지금도 이스라엘 청년들은 이 가파른 산을 오르며 마사다 요새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가슴에 되새기고 있다. 자신들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알고, 기억하고, 추억하고 있다. 부러운 일이다.

진주성과 이스라엘 마사다 요새가 함축하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는 결이 다르지 않다. 핵심은 진주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관심이다. 진주성은 국난극복의 상징이자, 성지이다. 이제 우리는 진주성의 역사를 가꾸고, 알고, 기억하고 추모해야 한다. 진주성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를 갖고 있는 진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기에 더욱 그렇다.

최근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과 진주성 중영 복원, 진주성종합정비계획 수립 등 진주성 보존을 위한 노력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는 진주성의 원론적 보존 혹은 복원의 원칙을 세움과 동시에 사적 제118호인 진주성의 위풍당당한 본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진주성이 사적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반적인 시민공원이나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는 점은 불행한 일이다. 울창한 수목에 가려진 진주성의 성곽은 제 모습을 잃고 도심 속 공원의 울타리 정도로 치부되고 있다. 진주성의 위용과 진면목을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구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경관이 빼어난 수원화성이나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성은 전 세계를 대표하는 사적지이면서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시각적으로 압도되는 성 자체만으로 성의 역사성을 온전히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도심 안에서 진주성의 진면목을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울창한 수목에 가려져 있는 구도심 방향의 진주성의 모습은 더욱 아쉽다. 진주시민은 물론 관광객이 성 밖에서 보았을 때 진주성임을 인지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태풍이나 집중호우시 성벽 훼손의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진주성의 온전한 보존을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은 성곽 주변 수목 관리이다. 진주성 남쪽의 성곽 관리도 필요하지만, 현재 서장대와 북장대에 이르는 북쪽 성벽에는 무성한 잡목으로 인해 진주성의 존재를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성곽 주변의 수목 관리는 진주성 성곽을 보존하는 원론적 보존 원칙에 의거해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호국충절의 성지라는 진주성의 본 모습을 되찾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진주를 대표하는 역사관광자원으로서의 진주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진주성 성벽조명의 개선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성벽조명은 단순히 진주성 경관조성 차원에 그쳐서는 안된다. 진주성을 비추는 불빛들이 진주를 수호함과 동시에 진주성의 호국영령들을 위무하는 의미를 담아야 한다. 위풍당당한 진주성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 후손된 우리의 도리이다.

황경규 진주향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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