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회안전망 구축 앞장...넓어지는 노인일자리
[기고]사회안전망 구축 앞장...넓어지는 노인일자리
  • 경남일보
  • 승인 2021.09.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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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경남지역본부장)
얼마 전 진주의 한 경로당에서 처마와 기둥 사이에 유격이 발견됐다. 자율점검앱을 통해 자동으로 신고를 받은 국토안전관리원의 출동으로 자칫 건물이 붕괴될 뻔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유격을 발견하고 안전점검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은 ‘시니어 국민생활시설점검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자체개발한 노인일자리사업의 참여자다.

이 사업은 국토안전관리원과 협업해 역량 있는 60대 이상 어르신을 ‘시니어 국민생활시설점검원’으로 양성, 경로당이나 사회복지시설 같은 소규모취약시설을 대상으로 안전모니터링을 실시하는 사업이다. 아직 시범단계지만 안전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IT기술 기반 비대면 일자리’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시설안전 뿐 아니라 소방안전도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촘촘하게 채워 나가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창원소방본부와 협업으로 진행 중인 ‘시니어 소방안전지킴이’사업은 참여자들이 주거취약계층 소방시설 점검을 지원하고 잦은 출동과 주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식사가 어려운 격오지 근무 소방관의 급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어르신들이 앞장 서 독거노인의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소방관 근로환경 개선을 통해 대국민 소방안전서비스강화에 일조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비상구 폐쇄여부, 피난통로 물건 적치 등 소방안전 위해사항 모니터링 직무도 함께 추진해 빈 틈 없는 안전망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팬데믹 상황 속 우리국민은 비대면과 플랫폼경제로의 급격한 전환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편리함 뒤에는 취약점과 빈틈도 있다. 빅데이터와 AI로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하지만 사회변화는 새로운 서비스와 직업의 등장을 촉구한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진화해 나가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노인일자리 사업에도 기회다. 정부에서는 사회적 변화와 노인일자리 환경에 맞추어 신규시범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인일자리가 사회중요사업임을 인식시키기 위해 ‘확실한 성과 및 국민체감도’와 직결되는 분야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향후 ‘국민생활시설점검원’사업은 국토안전관리원과 긴밀히 협조해 시니어 점검원이 수집한 유형화된 데이터를 5만개 이상 축적하고 데이터 신뢰성 확보를 통해 건물의 생애주기별 노후 및 안전도를 예측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전국 확대 시 600명 이상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디지털 사회에서 시니어가 고령화 사회의 주역이자 생산가능 인구 감소의 대안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젊은 시절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지금은 사회의 작지만 중요하고, 꼭 필요하지만 놓치고 있는 부분을 채우고 있다. 스스로 돌봄이 필요한 약자라 하지 않고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돌보는 역할을 자임한다. 아울러 후배세대가 따라 올 노인일자리의 길을 닦고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도전 정신과 의지는 이어지는 세대에게 의미 있고 고마운 족적이 될 것이다.

디지털에 익숙한 현재의 4050세대가 노인일자리사업 대상이 되었을 때는 사회가 더 많이 변해 있을 것이다. 노인일자리가 더욱 고도화 되고 정당한 노동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개발원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이상철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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