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564)
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564)
  • 경남일보
  • 승인 2021.09.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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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디카시의 창시자 이상옥 교수의 시(1)
이상옥 교수는 고성에서 나서 진주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고 홍익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마산 창신대학교 문창과 교수로 재직했고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다. 1989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하였고 디카시를 창시하여 디카시가 세계적인 문학 장르로 알려지고 또 번성해 가고 있다.

최근 그는 두 권의 시집을 내었다. 현대시학 기획시인선 14권으로 <하늘 저울>이 니왔고 이어 한국디카시학 기획시선(도서출판 실천) 1권으로 디카시집 <고흐의 해바라기>가 나왔다. 이교수는 디카시집 ‘시인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2004년 4월부터 6월까지 디지털 한국문학도서관에 2달간 디카시(dicapoem)라는 신조어로 50편을 연재하고 동년 9월에 문학의 전당에서 최초의 디카시집 <고성 가도>를 출간하며 경남 고성에서 디카시 문예운동을 펼친 지 17년이 지났다. 디카시는 2016년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문학용어로 등재되고 여러 지자체에서 디카시 공모전을 시행하며 유수의 시 전문지에서도 디카시 신인 공모를 하면서 디지털 시대의 최적화된 새로운 시 양식으로 자리잡았다. 근자에는 한국을 넘어 미국, 중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인도 등 해외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극적 순간을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찍고 짧게 언술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SNS를 활용 실시간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최적화된 새로운 시 양식이다.”

이상옥의 디카시 <통영 강구안>을 소개해 볼까 한다.

이 포착된 사진에 붙인 시는 “육지로 바다가 들어온 항구/ 가을 하늘까지 담았구나”이다.

사진은 강구안 한 족에서 남망산 쪽으로 보고 찍었다. 바다가 들어와 있고 건너편 높은 자리는 통영문화관이고 남망산이다 그 위에 하늘이 얹혀 있다. 이를 짤막한 시로 쓴 것이 <통영 강구안>이다. 아주 간단하다. 어려운 이미지를 늘일 필요도 없고 더 많이 말을 재잘거릴 필요도 없다. 시인은 시를 쓸 때 강구안이라는 풍경을 글로 더듬어 써 나가야 하는데 디카시에서는 풍경을 더듬어 갈 것 없이 카메라가 이를 대신해 준다. 시인은 디카시를 쓸 때 콧노래나 휘파람을 불며 고뇌하지 않고 시를 쓸 수 있는 것이다.

1960년대 진주의 사진작가이자 시인이었던 곽수돈 선생이 말하기를 “사진작품을 촬영하기 위해 사진기를 메고 들녘으로 나가면 그냥 가벼운 마음이 되는데 시를 메모하기 위해 원고지를 챙겨 나가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 곽선생이 진주에서 곽내과의원을 오래 개업했었는데 돌아가셨다. 아직 살아 계셨다면 “오! 디카시, 내 머리를 가볍게 해주는 시!” 라고 외쳤을 것이다.

요즘 국내 시단을 들러 보면 디카시 행사도 많거니와 디카시를 쓰는 시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김종회, 김규화, 윤석산, 원구식, 강현국, 이어산, 최광임, 김륭, 조영래, 임창연, 김석준, 김종태, 채인숙, 박우담, 오홍진, 천융희, 나호열, 복효근, 김남호, 변종태, 김선태, 공광규, 송찬호, 김지헌, 김금용, 이채민, 이기영, 이달균, 고영조, 김서령, 민수호,이창하, 김성진, 김철호, 류천, 손국복, 신미균, 김승, 박진옥, 안이숲 등 <디카시>를 찾지 않고도 떠오르는 이름들이다.

그런데 이런 시인들이 디카시를 쓰다가 그만 두는 것이 아니라 계속 쓰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다. 쓰면서 이 장르에 어떤 가치나 장점을 건질 수 없다고 여긴다면 곧 그냥 1회성 작품으로 끝날 터이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경남의 시인들은 이 점에 방점을 찍고 사색해 보길 권한다. 경남시인협회에서는 최근 몇 년에 걸쳐 <진주 유등축제>를 기리는 사업으로 매년 ‘유등사화집을 사진판으로 내고 있어서 범위를 넓게 잡는다면 경남시인 전원이 디카시 마당에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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