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내려와 문 두드리는 반달곰을 어쩌나
민가 내려와 문 두드리는 반달곰을 어쩌나
  • 최두열
  • 승인 2021.10.11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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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청학동 민가 주민이 ‘깜짝’ 촬영
2m 덩치 ‘어슬렁’…음식물 찾아먹기도
개체수 70여 마리, 포화상태 영역 부족
야생 조우, 인명 피해 우려돼 관리 필요
최근 지리산 청학동의 한 민가에서 반달가슴곰(멸종위기종 1급)이 집안으로 들어오기위해 출입문을 두드리는 모습이 촬영됐다.

지리산 청학동 주민 이희재(55)씨는 지난 8월 중순 이른 새벽, 산에서 내려온 지리산 반달곰을 문 앞에서 조우해 기겁했다. 순간적으로 휴대폰이 들려있어 이 장면을 사진까지 촬영했다.

이 씨는 “8월 중순 새벽 6시 30분께 잠을 덜 깬 상태에서 밖에서 동물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문을 열었더니 크기가 2m에 200㎏은 돼 보이는 곰이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뒤에도 곰은 계속 출입문을 두드리다 ‘당겨서 여는 법’을 몰라 밀치기만 하다가 열리지 않자 포기하고 곧 산으로 달아났다”고 전했다.

이 씨는 “다행히 곰이 달려들어 해치지는 않았지만 덩치가 너무 커 무서웠는데 긴장한 상태에서도 어떻게 사진촬영까지 했다”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복원 중인 지리산 반달곰 개체수가 70여 마리로 늘어나자 곰이 산 아래 민가나 주민들이 사는 공간까지 들어와 문을 두드리거나 음식물을 섭취하는 행위를 해 주민들이 놀라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올 초에도 지리산 삼신봉에서 10㎞떨어진 청암면 명호마을 도로가에서도 반달곰 목격담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반달곰이 민가에서 종종 목격되는 것은 지리산에 곰 개체수가 70여 마리까지 늘어나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영역싸움에서 밀려난 개체가 먹이나 터전을 찾아 민가까지 내려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청학동의 한 주민은 “지리산 주능선인 노고단과 반야봉 천왕봉 중봉 주능선에서 태어난 반달곰이 주요서식지를 벗어나 지리산 외곽인 삼신봉이나 삼정산 등 지리산 지류까지 내려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람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달곰 관리나 주민들의 경각심 고취 등 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두열기자 사진제공=하동 청암면 이희재 씨



 
지리산 청학동의 민가 문앞에서 만난 반달곰
지리산 청학동의 민가 문앞에서 반달곰이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문을 두드리는 모습.
반달곰이 장독을 훔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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