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23년 숙원 해저터널, 남해안 관광지도 바꾼다
[창간특집] 23년 숙원 해저터널, 남해안 관광지도 바꾼다
  • 문병기
  • 승인 2021.10.14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예타 조사 통과
인천~부산까지 국도 77호선 완전 연결
90분→10분 ‘확 가까워진 남해관광’ 기대
남해~여수해저터널 건설사업이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최종 확정된 가운데 건설 예정지인 남해군 서면에서 바라본 여수시 신덕동의 모습.

 

남해군민들의 23년 염원이었던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내년 실시설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1973년 6월 22일 남해대교 개통이 섬을 육지화 시킨 일대 혁명적 사건이듯이,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은 남해를 사통팔달 이어진 관광과 물류의 중심지로 부상시킬 ‘역사적 쾌거’가 될 전망이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인천에서 부산까지 이어진 국도 77호선의 단절 구간을 잇게 된다. 비단 남해와 여수의 동반성장 뿐 아니라 경남과 전남 간 초광역 협력 사업을 추동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이처럼 ‘역사적 쾌거’이자 ‘혁명적 사건’으로 거론되는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남해군민들의 염원이 하나로 뭉쳐지기까지, 그리고 남해와 여수, 경남과 전남이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설 수 있기까지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했다.

지난 23년간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꿈’이었지만, 이제 ‘현실’이 되었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 선순환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해군은 이미 ‘인구 10만 지속가능한 생태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구상을 하나씩 구체화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갖는 의미

‘남해~여수 해저터널’ 유치활동이 한창이던 때, 해저터널 개통의 기대효과를 논의하는 토론의 장이 다수 열렸다. 그때마다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공통적으로 했던 말은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개통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기대효과의 불확실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너지 효과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는 의미였다. 관광·경제·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상되는 기대 효과가 제시되지 않은 바는 아니었지만, 그러한 기대 효과를 훨씬 뛰어넘을 복합적이고 폭발적인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었던 셈이다. 가령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고속철도 개통‘이 몰고 온 변화와 필적할 만하다는 것이었다.

이 사업은 남해군 서면~여수시 신덕동을 잇는 총연장 7.3㎞(터널 5.93㎞, 접속도로 1.37㎞)로 사업비는 682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막힌 혈’을 뚫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개통 효과는 근래 보기 드문 국토균형 발전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임은 의심에 여지가 없다.

남해~여수해저터널 건설사업이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최종 확정됐다.

◇해저터널 개통 효과

남해~여수 해저터널 개통의 상징적 효과는 무엇보다 ‘국가균형발전과 실질적인 통서통합 실현’을 꼽을 수 있다. 인천에서 서해안을 지나 목포를 거쳐 부산까지 이어지는 국도 77호선 중, 유일한 남해안 단절 구간이 남해~여수 구간이다.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 측면에서 77호선 완전 개통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남해안권과 서해안권의 관광·산업 기반을 하나로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뚫리는 동서 이동 통로는 각 지역의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더욱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적 시너지효과도 엄청나다. 여수 광양만권은 약 100조원대의 매출로 국내 경제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어 남해~여수 해저터널 개통은 지역발전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 발전을 견인할 촉매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남해안 관광 산업의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여수를 중심으로 한 전남 동부권의 4000만 관광객과 남해·사천·하동·통영·거제의 3000만 관광객이 남해~여수 해저터널을 통해 오가게 된다. 1~2곳 지자체를 방문한 후 다시 귀가하던 단선적인 관광 패턴이 횡으로 이어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하나로 잇게 된다. 전남 권역에서는 여러 도서를 잇는 교량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그 화룡점정으로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뚫리는 순간, 2개의 국립공원을 원스톱으로 관광할 수 있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관광 패턴이 창출되는 셈이다. 여수만 방문했다가 귀가한다든지, 남해만 둘러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던 패턴이 바뀌게 되고, 7000만 명의 관광객이 동서로 오가게 된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경남과 전남의 숙원사업을 떠나 남단의 작은 섬 남해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해저터널이 개통되면 남해군에 KTX역과 공항이 신설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생긴다. 수도권 여행객들이 남해를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교통이 불편하다는 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여수 세계엑스포 전후로 건설된 각종 교통·문화·복지 기반을 남해군민이 공유할 수 있다. 2시간가량 걸리던 주요 도시와의 접근성이 20~30분 내로 단축된다는 것은 정주 여건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며, 이는 곧 남해군에 더더욱 젊은 활기가 넘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해군의 장밋빛 미래 펼쳐진다.


장충남 군수는 남해군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대안은 첫째도, 둘째도 해저터널이라고 강조했다. 여수와 순천 등 인근 중견도시의 인적 물적 자원과 접근성을 활용하지 않고는 남해군의 인구소멸과 정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의미이다. 수도권과의 접근성 향상, 각종 복지·편의·문화 시설 공유, 의료 혜택 향상 등의 효과는 남해군민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곧 인구 증대 효과와 연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소멸을 걱정하는 남단의 작은 섬이 아니라, 인구 10만의 지속가능한 생태관광도시로 발전해 나갈 기반이 마련됐고, 자립형 관광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장충남 남해군수 인터뷰

-남해군의 20년 염원인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사업이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으로 확정됐다 소감은.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8월 기획재정부 예타를 통과했을 땐, 기쁘기도 했지만 ‘제게 주어진 숙제를 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적을 쌓았다는 생각보다는 ‘군민들께서 부여한 임무를 수행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만큼 저희들에게는 절실한 숙원사업이란 뜻이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올해 안에 기본계획 수립이 시작됨에 따라 제반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예산 확보는 물론 조기 착공과 조기 준공에 사활을 걸어야 하고, 해저터널 시대를 대비한 구상을 구체화시켜 하루빨리 군민들께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이같은 결실은 남해군민들과 장 군수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떤 노력들을 했나.

▲2020년 1월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일괄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면서부터,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성 평가에 대응해 치밀한 준비를 해나갔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50만 내외 군민들의 염원을 잘 알기에, 군수직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이 사업을 성사시키겠다는 각오로 매진했다. 국토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낸 이후에도 난관은 여전했다. 특히 예타 업무를 주관하는 기재부에 많은 공을 들여야 했고 경제성평가의 상승 요인이 빠짐없이 반영되도록 관련 자료를 세밀하게 발굴하고 제시했다. 이미 운영 중인 국가 SOC의 활용도를 올림으로써 국가 전체적으로 중복투자를 예방하고, 오히려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음을 기재부에 적극 어필해 나갔다.

공식·비공식적 인맥을 총동원해, 국회 기재위원장을 비롯해, 여권 핵심 인사들을 두루 만나는 등 만날 수 있는 사람을 모두 만났고,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추진했다. 두 차례의 총리 회동을 포함해 국회·국토부·기재부·관계기관 등 전국 곳곳을 100여 차례 방문했다. 여수와 전남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경남도 차원의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이끌어 낸 것도 큰 힘이 됐다.

-향후 이 사업들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가.

▲이제는 예산 확보가 관건이며, 조기 준공과 조기 착공을 위해 매진할 계획이다. 향후 7~8년 간 남해군에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풀린다. 지역경제 부양에 직접적인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 건설 과정에서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건설 후 남해군 전역의 발전을 염두에 둔 마스트플랜을 치밀하게 세우겠다.

-해저터널 성공을 위해 군수직도 던지겠다는 각오로 일했다. 이젠 어떤 일에 군수직을 걸겠는가.

▲‘인구 10만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도시’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하나씩 세워나갈 것이다.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잘 보존하면서, 생태 관광의 가치에 부합하는 민간 자본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 남해안 남중권의 ‘허파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도시계획을 새롭게 짜고, 여전히 가시지 않는 상권 위축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소상공인 체질 강화 정책을 펼칠 것이다.

이젠 ‘2022 남해군 방문의 해’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직감하고 있다. 웅대한 미래를 맞이하기 위한 장·단기 시책을 마련하고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제 남해는 ‘거대한 전환’을 앞두고 있다. 50년 전 남해대교 개통에 버금가는, 아니 그 이상의 변화가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변화에 편승하기보다는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22 남해군 방문의 해’는 ‘해저터널 시대 인구 10만 생태관광도시 남해’를 선포하는 장이 될 것이다.



 
지난 8월24일 남해~여수 해저터널 예타 통과 보고회를 갖고 있는 장충남 군수.
지난 7월27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예방하고 해저터널 건설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