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아라가야의 옛터, 성산산성 하늘길을 가다
[시민기자] 아라가야의 옛터, 성산산성 하늘길을 가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10.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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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의 아름다운 11길 중 하나...하늘·구름 닿을 듯한 초록 물결
길을 걷는다는 것은 그 길의 끝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망보다는 기대 이상의 색다른 풍경과 의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다.

필자는 알 수 없는 그 길 위에서 무수히 또 다른 희망을 품고 있기에 멈출 수 없었다. 오늘도 그 길을 걸으며 나를 바라보고 우리의 역사를 탐닉하는 배움의 길을 나섰다. 두 다리로 걷는 함안의 아름다운 11길 중 성산산성 하늘길은 아라가야의 옛터를 고스란히 둘러보며 역사의 속살을 풀어내는 소중한 시간이다.

어느덧 함안의 들판은 황금빛 물결을 치며 풍성한 가을을 알린다. 가을은 하늘도, 구름도, 들녘도 어린 시절 아름다웠던 기억들이 생각나는 계절이라 매료되기에 충분하다.

성산산성으로 가는 길은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158호인 무진정 주차장 옆 임도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무진정과 함안 낙화놀이 전수관 사이의 둘레길을 걸으며 가끔 산성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옷깃에 스쳐 지나갈 때 기분 좋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쉬엄쉬엄 10분 정도 오르면 옛 아라가야의 숨결이 열릴 듯한 오묘한 기운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면적 227.82㎢ 둘레 1.4㎞의 타원형으로 되어있는 거대한 산성이다. 산성은 1991년 이후 지금까지 발굴조사가 진행 중에 있어 역사의 현장에 와 있는 듯해 실감이 났다.

북쪽 성벽에는 아라가야 시대에 만들어진 말이산고분군을 속속들이 볼 수 있었고 남문과 서문 사이에는 여항산이 보였다.

남문을 향하면 평평한 넓은 평지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성산산성 하늘길이다. 하늘과 구름이 닿을 듯하고 초록의 물결이 가슴을 시원하게 젖혀주는 것만 같았다. 건물 터로 잠작되는 커다란 주초석이 여럿 보이고 쉴 것은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나는 것처럼 반가웠다.

낙원의 언덕처럼 느껴질 정도로 바람도 서늘하게 불어온다. 다시 동문으로 향하면 더 자세히 신라 고유 축성 방식의 성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돌무더기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중간중간 무너져 내려 아쉬움을 더한다.

북문으로 가는 길 쭉 뻗은 노송 사이를 걸으며 피와 땀의 결실이 서려있는 옛 아라 가야인들의 삶을 회상해 보았다.

2009년 성산산성을 발굴할 때 목제품, 과일의 씨와 함께 신라시대 유물인 신라 기와, 깨진 토기 조각이 나왔다. 또한 700년 전의 연꽃 씨앗도 출토되었는데, 그 싹을 틔운 것을 ‘아라홍련’이라 한다. 현재 700년 세월 건너온 아라홍련은 함안의 아름다운 연꽃을 피우며 8월에 그 수려함과 빼어남으로 뽐내고 있다.

성산산성의 이름을 빛낸 것은 동문 터 안쪽에서 발견된 목간(木簡)이 출토되었다는 점이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 죽간과 함께 문자 기록에 사용되던 목간은 최대의 목간 출토지로 알려져 있다. 이 목간들은 산성의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 고대사를 새롭게 밝혀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성산산성 하늘길은 아라가야 역사 순례길로 통한다. 아라가야의 숨결을 느끼고 싶다면 총 7개 구간에서 과거와 현재의 멋진 경관과 이야기가 만나는 힐링 걷기 코스다.

산성에서 내려오면 잠시 숨을 고를 단아한 무진정에서 쉬어가는 것도 좋고, 요즘 핫한 무진정 카페에서 운치 있는 무진정을 바라보며 차 한 잔, 가을 한 잔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도 때로 낭만이 있다.

오늘은 무너져 내린 성벽에서 옛 아라가야의 숨결을 따라가 보는 뜻깊은 하루가 되었다.

강상도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옛 아라가야의 숨결이 열릴 듯한 오묘한 기분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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