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고전으로 보는 지혜 - 구맹주산(狗猛酒酸)
[경일춘추]고전으로 보는 지혜 - 구맹주산(狗猛酒酸)
  • 경남일보
  • 승인 2021.10.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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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석 (경남도 서부민원과장)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기 전에 한비자를 초청하여 군왕이 신하를 통제하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이에 한비자는 “군왕이 세력을 가진다는 것은 사람을 기용하는 것입니다. 어질고 재능이 있는 사람을 기용하면 천하가 태평하지만 자기의 이익에 집착하여 군왕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사람을 기용한다면 천하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면서 ‘구맹주산(狗猛酒酸)-개가 사나울수록 술이 시큼해진다’라는 고사성어를 들려주었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송(宋)나라에 술을 만들어 파는 장씨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친절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가 만든 술은 향기가 나고 맛도 아주 좋았다. 그런데도 술이 팔리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술은 팔리지 않아 창고에서 시어지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장씨는 고심 끝에 마을의 어른인 양천을 찾아가서 자초지종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양천은 장씨의 이야기를 듣고 “혹시 자네 술집을 지키는 개가 사납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장씨는 의아해하며 다시 물었다. “개가 좀 사납기는 합니다만 그것이 술이 팔리지 않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이에 양천은 “마을 사람들이 술을 살 때에는 대부분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시키는데 자네 집 앞에 사나운 개가 있으니 아이들이 개가 무서워서 어떻게 자네 집에 가겠는가” 라고 말했다.

구맹주산(狗猛酒酸), 어떤 조직이든 그 조직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을 때에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인재를 잘 써야 한다는 교훈이다. 비록 장씨의 개는 주인에게는 충성스럽고 재물을 잘 지키는 개일지는 모르지만 술을 사는 동네 아이들에게는 술 가게가 아닌 그저 사나운 개가 지키고 있는 가기 싫은 장소일 뿐이다.

오늘날에 있어서도 무릇 기업을 운영하거나 단체를 이끌어 갈 때에도 기업이나 단체의 대표자에게 위임 받은 구성원들과 함께 조직을 위해 일을 한다. 조직의 리더가 아무리 이상적인 목표와 멋진 구호를 가지고 있더라도 조직원들 중에 사나운 개가 있다면 그 기업이나 단체는 점점 사람들에게서 외면 받게 되어 목적하는 바를 실패하게 된다.

우리 주변에 호텔이나 식당 같은 서비스업이나 여러 조직에서도 맹목적인 충성심과 주위를 돌아보지 않은 고집만 센 사람이 구성원으로 있는지 한번쯤 점검하고 살펴 볼 일이다. 조직의 리더가 인재를 제대로 쓰는 안목이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대석 경남도 서부민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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