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중국의 석유화학산업과 싼퉁여우(三桶油)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중국의 석유화학산업과 싼퉁여우(三桶油)
  • 경남일보
  • 승인 2021.10.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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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석유화학산업은 1961년 구소련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여 가동되기 시작하였으나 70년대와 80년대만 해도 소규모 생산에 머물렀다. 그러나 70년대부터 석유화학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정부주도의 선진기술도입으로 석유화학 기업들의 설립이 시작된다. 90년대에 들어서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양적 성장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외환보유고의 증가와 함께 석유화학분야에의 투자여력이 생긴데다 중국석유화공총공사의 설립으로 관리체계가 확립되면서 대형석유단지들이 조성되기 시작한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석유화학기업들이 주식회사화의 추진과 더불어 대규모 합작프로젝트들이 추진된다. 중국의 석유화학공업은 40여 년 간의 성장발전을 거쳐 산업구조가 점차 개선되고 생산량의 안정적 증가세로 세계적으로 상당한 규모와 완비된 산업 체인을 갖추게 되어 지난 2010년에 세계시장 점유율 25.7%를 점하면서 1위에 등극하게 되었다.

중국의 석유화학산업은 국제적으로 PetroChina로 약칭하여 中石油로 불리는 CNPC(China National Petroleum Corporation), 약칭하여 中石化로 불리는 SINOPEC(China Petroleum & Chemical Corporation) 그리고 약칭하여 中海油(中國海洋石油總公司)로 불리는 CNOOC(China National Offshore Oil Corporation) 등 3대 국유 석유화학기업들이 과점체제로 시장을 30여 년간 장악해오며 방대한 이익을 낳는 황금알의 거위들이다. 중국에서는 ‘세 개의 기름통’이라는 뜻의 三桶油(싼퉁여우)로 일컬어진다. 중국에는 이들 싼퉁여우 외에도 선화그룹(中國神華集團) 옌창석유그룹(延長石油集團) 전화(振華)석유공사, 중화석유공사 등과 같은 여러 석유화학기업들이 있으나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싼퉁여우 3개사는 원유탐사, 채굴, 원유가공,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 주유소 운영 등 석유산업체인의 전 분야에 걸친 종합석유화학기업들이다. 각 기업의 명칭에서도 나타나듯 中石油는 유전/가스전의 탐사 및 채굴에 강점이 있고, 中石化는 원유가공,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의 생산에 강점을 보이는데 반해 中海油는 해양석유자원의 탐사 및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최근 메탄가스와 세일가스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로 다른 두 개 회사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포천(Fortune)이 발표한 ‘2021년 Global 500’에서 中石油와 中石化는 나란히 4위와 5위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들의 매출액이 세계 석유화학기업들 중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원유 수입을 크게 줄이고 있는데 비해 중국은 오히려 원유 수입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중국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129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수입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나 급증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국제 원유산업이 또 다른 ‘미중 갈등의 장’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왜냐면 ‘페트로 달러’ 체제 종주국인 미국이 중국 정유업체들을 견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위 국가로, 2019년 기준 미국 리서치·컨설팅업체 로듐그룹(Rhodium Group)이 지난 6월에 내놓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14억 인구의 중국은 지난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1위인 140억 t(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만175 메가톤)으로 전 세계에서 배출된 온실가스의 27%를 차지하였다.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라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이 2020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2030년까지 정점을 찍고 감소해 2060년에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차원의 대응정책이나 실질적인 조치들이 미미하다보니 관련 기업들도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들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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