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민주묘지 찾아 무릎 꿇은 합천주민
광주 5·18민주묘지 찾아 무릎 꿇은 합천주민
  • 김상홍
  • 승인 2021.10.25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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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은 학살자·범죄자” 잔재 청산 다짐
‘국립묘지 안장 반대’ 청와대 청원도 열어
全씨 고향 주민, 5·18민주묘지 참배는 처음
“전두환은 학살자이며 국민을 총칼로 죽인 범죄자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고향 합천 주민들이 광주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사죄했다.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와 전두환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준)는 25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하고 추모탑에서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민주의문 방명록에 ‘5·18 민주영령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전두환 학살자 잔재물 청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1년 전 그날을 늘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전두환 추종 세력의 부활을 반드시 막겠습니다’ 라고 작성했다.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5·18기념문화센터, 광주전남진보연대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전두환 고향인 합천에서 주민들을 대표해 광주시민에게 지역출신이 저질러놓은 만행에 머리 숙여 사죄드리러 왔다”면서 “용서를 구하는 심정으로 합천주민들이 전두환의 그림자를 없애는데 광주시민과 함께 손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천주민들이 하고 있는 전두환 국립묘지 안장반대 국민청원운동에 광주시민도 힘을 보탠다”면서 “내년에 합천에서도 5·18 기념식을 공동으로 개최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전두환 그림자를 끊어내지 못하게 된 것은 벌을 줄 때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5·18을 폄훼할 때도, 전두환 칭송 공원을 만들 때도, 옹호 망언에도, 그런 자를 두둔하는 지도부가 있어도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으니 틈을 비집고 새어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질책했다.

지난 6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합천주민입니다. 전두환씨가 국립묘지에 묻히지 않도록 관련법을 고쳐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합천 주민이라고 밝힌 A씨는 “허술한 ‘국가장법’탓에 전두환 씨의 국립묘지 안장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며 “국립묘지에 묻힌 선열들이 모두 벌떡 일어나서 통곡할 일”이라고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이들은 최근 합천읍 소재 일해공원의 명칭 변경과 관련 “전두환을 칭송하는 합천일해공원은 만들어질 때부터 국민들의 따가운 비판과 합천군민들의 원성이 높았다”며 “만들 때나 지금이나 국민의힘 소속 군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전두환 망언을 되풀이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경선 후보를 대해서도 “윤석열은 얄팍한 역사관과 천박한 정치철학을 드러내며 전두환을 옹호하는 발언을 떳떳하게 내뱉고 최고위원이라는 자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윤 후보를 두둔하고 있다”면서 “더욱 ‘송구하다’는 유감표명 후 SNS에 사과 먹는 개 사진과 사과를 잡은 돌잡이 사진을 올리며 국민을 조롱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의 연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전두환을 공적으로 옹호 찬양하는 것은 국민의힘 입장을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을 소속 정치인들에게 주지하고 모든 공직선거 후보공천 기준으로 삼을 것을 천명하라 △소속 단체장에게 합천 일해공원을 비롯해 전두환을 칭송 찬양하는 모든 시설과 상징물 철거를 명하라 △전두환을 국립묘지에 묻히지 않도록 하는 관련법을 조속한 시일 내에 통과시켜라 등을 촉구했다.

지난 2019년 5월 합천청년회의소가 청년단체로서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해 “전 전대통령의 고향후배로서 정말 아쉽게 생각하며 합천에는 우리와 같은 생각에 동감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주민들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사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상홍기자

 
사진 설명 합천주민들 25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추모탑 앞에서 오월의 영령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







 
5·18 묘역 참배하는 경남 시민단체 (광주=연합뉴스) 25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전두환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배하고 있다. 이들은 전두환 국립묘지 안장 반대 및 일해공원 명칭 변경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1.10.25 [광주 진보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5·18 묘역 참배하는 경남 시민단체 (광주=연합뉴스) 2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전두환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배하고 있다. 이들은 전두환 국립묘지 안장 반대 및 일해공원 명칭 변경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1.10.25 [광주 진보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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