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LH 대량 감축과 지역의 허탈감
[사설] LH 대량 감축과 지역의 허탈감
  • 경남일보
  • 승인 2021.10.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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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이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1064명 감원된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27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LH의 비핵심 기능 24개 조정과 정원 감축 1064명을 확정했고 나머지 과제들도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핵심 기능의 축소 관련 정원은 즉시 감축하고, 기능 폐지 관련 정원은 사업 종료 시에 감축토록 2025년까지 줄여나간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소속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불거진 이래 몰아친 LH 혁신 바람으로 대폭 감원이 예상되던 끝에 이같은 결론이 났다. 정부는 당초 LH 혁신안 발표 당시 2000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이에 지역의 반발이 거셌고, LH 측도 올해 국정감사에서 업무량이 가중돼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감원 계획이 약간 축소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대량 감원을 우려한 지역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긴 하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일은 또 있다. 정부는 이날 밝힌 향후 추진 계획을 통해 시기를 밝히지 않은 채 “LH 정밀 조직진단을 거쳐 지방조직 중심으로 약 1000명 수준의 정원을 추가로 감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는 LH 인력 감축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신규채용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 지역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점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추상적 수사(修辭)일 뿐이라고 본다.

결국 LH 인력 감축에 따른 신규 채용 축소는 불가피할 거다. 이는 곧 지역 내 청년들의 일자리 진입을 좁히는 결과로 이어진다. 피해는 지역 젊은 인재들 몫이라는 이야기다. 거대 조직이 국민적 지탄을 받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면 외과 수술 방식으로 도려내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비리 사태 후 국민적 정서가 용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조직의 축소 개편과 인력 감축이라는 임기응변식 감정적 처방으로 대처했다. 복 없는 포수가 잡은 곰에는 웅담이 없다더라는 속담 상황이지만, 지역으로서는 2차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은 없다는 이 정부에 그 보전을 어떻게 요구해야 하나. 허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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