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항공특별도시 도약의 새로운 ‘판(判)’ 을 열다
[기고]항공특별도시 도약의 새로운 ‘판(判)’ 을 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11.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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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원장
김세종 KTL 원장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관리를 선발하는데 사용하던 네 가지의 기준으로, 사람의 풍채(身), 언변(言), 문장력(書), 판단력(判)을 뜻한다.

이 흥미로운 기준을 우리 진주지역의 지리적, 역사적 특징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경상도 천년 고도로 단호한 기품이 서린 진주(晉州)의 ‘신(身)’은 진주성 촉석루와 함께 풍채가 드높다. 진주는 지리산과 덕유산의 물줄기가 합쳐 흐르는 남강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 문화 도시다. 필자는 1991년 프랑스 파리 유학길에 올라 지난 30여 년간 유럽에서 생활한 후 지난 4월 부임을 받아 처음으로 진주를 찾아오면서 느꼈던 온화한 기운과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숭고함을 잊을 수 없다.

분명하고 반듯한 말을 뜻하는 ‘언(言)’도 마찬가지이다. 언은 깊은 생각과 통찰력을 표출하고 발현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지역의 대유학자인 남명 조식 선생은 경의사상(敬義思想)을 통해 내면의 깊은 성찰과 언행을 실천으로 옮길 것을 강조하였다. 이후 임진왜란의 전화 속 곽재우, 정인홍 등 수많은 제자들은 의병을 일으켜 지역민들과 함께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글 솜씨와 지식, 교양을 의미하는 ‘서(書)’에 있어서도 이름조차 보배 같은 진주는 예로부터 부족함이 없다. 오래전부터 남부권 문화·예술·교육의 중심지로서 수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배출한 유서 깊은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지역은 오랜 역사와 찬란한 유산을 바탕으로 ‘신언서(身言書)’의 토대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이제 한창 경남 진주혁신도시와 우주·항공산업의 양 날개를 기치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판(判)’이 힘차게 열리고 있다. 바로 11월 9일에 예정되어 있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항공전자기기술센터’ 개소식이 그것이다.

지난해 2월 개소한 KTL ‘우주부품시험센터’에 이어 ‘항공전자기기술센터’까지 개소하게 되면서, 우리지역의 미래발전을 이끌 우주·항공시대의 서막이 성공적으로 오르게 되었다. 즉, 우리지역에 판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됨으로써, ‘신언서판’이 완성되는 셈이다.

경남 진주시 상평산단에 자리한 ‘항공전자기기술센터’의 개소는 우리 지역이 ‘우주·항공 산업 메카’로의 도약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경남은 국내 항공제조 기업의 70% 가량이 위치한 항공산업 최대 집적지이다. 이제 해당기업들이 지근거리에서 KTL의 최첨단 시설을 통하여 시험평가 서비스를 신속·정확하게 받게 되므로, 이는 곧바로 기업경쟁력 강화와 수출판로의 개척으로 연결될 수 있다.

더불어 ‘항공전자기기술센터’는 도심항공교통, 개인용 비행체 등 미래분야 시험평가 연구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 산업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미 구축된 KTL 우주부품시험센터와 협력하는 등 지역의 산·학·연과 조화로운 판(判)이 되어 우주·항공 산업의 시너지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필자의 믿음 못지않게 우리지역도 항공 산업 발전과 KTL 역할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에 KTL 원장으로서 우리지역이 유럽 항공 산업의 중심지인 프랑스의 툴루즈처럼 ‘항공특별도시’로 도약하도록 그 소명에 충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아울러 우리 지역민께도 ‘항공전자기기술센터’의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과 응원을 해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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