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멜더스의 우등생
[천왕봉]멜더스의 우등생
  • 경남일보
  • 승인 2021.11.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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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멜더스의 저서 인구론은 전 세계적인 산아제한 붐을 일으켰다. 그가 인구와 식량생산의 불균형을 경고하자 미국의 사회운동가 마가릿 생어는 마침내 산아제한을 본격적으로 주창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부터 이 대열에 적극적으로 합류했다.

▶3335운동이 그것이다. 자녀는 3명만, 3년 터울로 낳아 35세에 단산하자는 운동이었으나 나중에는 하나만 낳자는 캠페인으로까지 강화됐다. 그 가장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가 남성들의 정관수술이었다. 예비군훈련 면제 등 각종 혜택을 부여, 붐을 조성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그런데 요즘 그 정관수술이 회자되고 있다. 요소수 품귀현상이 일어나자 일부 디젤차 운전기사들이 차량의 질소산화물질 저감장치를 변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그들만의 은어로 정관수술이라 한다는 것. 불법이지만 일부에선 암암리에 자행돼 수요가 밀리고 있다고 한다. 요소수가 10ℓ에 1만원선에서 10만원선으로 올랐으나 그마저 구하기가 힘든 탓이다.

▶산아제한은 오늘날의 인구절벽을 야기했고 그로 인해 부가가치가 낮거나 인력집중산업, 3D업종은 해외로 아웃소싱하는 경향을 불러왔다. 미국이 반도체 약소국으로 전락, 뒤늦게 반도체진흥법으로 위기돌파에 나선 것도 고부가가치에만 집중한 탓이다. 우리의 요소수 대란도 다름 아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반도체와 요소수로 인해 대통령이 나서고 국가 NSC가 열리는 현상을 무엇으로 설명할까. 멜더스의 모범국들이 요즘 겪고 있는 닮은 자화상이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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