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가야하늘길에서 깊어지는 가을을 품다
[시민기자] 가야하늘길에서 깊어지는 가을을 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11.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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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마다 옛 가야 흔적...남녀노소 걷기 좋은 길
가을은 아쉬움의 계절이다. 찰나의 순간을 즐기기엔 쓸쓸함이 있다. 가을의 냄새, 그 아늑한 풍경, 그리움, 낭만 그 많은 단어를 나열하기에도 행복감이 몰려온다.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가을은 떠나야 제맛이다. 일상에 벗어나 오롯이 느껴보는 호젓한 산길에서 자기만의 에너지를 받아오는 것도 우리의 삶을 보듬어주기에 산을 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해 하면 가야하늘길이 빼놓을 수 없는 둘레길이다. 가는 곳마다 옛 가야의 흔적이 고즈넉하게 품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면 깊게 물들인 가야하늘길이 매력적이고 황홀하다. 비탈이 심하지 않아 남녀노소 걷기에 좋다. 김해천문대, 분산성, 봉수대, 만장대, 충의각, 해은사 등 가야의 숨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가는 방향은 여러 갈래다. 인제대 후문 또는 가야테마파크, 어방체육공원 방향으로 오르면 되지만 초보는 가야테마파크에 주차를 하고 가야하늘길 방향으로 둘레길을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가야테마파크 후문에 들어서면 가야하늘길 이정표가 있다. 깊게 물든 숲 속 길 따라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잠시 나를 깨운다. 분산성 북면 터 입구에 다다르면 산성의 신비로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분산성은 사적 제66호다. 김해평야와 낙동강 등 산성으로 산 정상부를 거대한 띠처럼 둘러싸고 있어 웅장함이 있다. 복원 당시 가야와 신라 토기 파편이 많이 발견돼 삼국시대 이전의 성으로 추정한다.

성곽따라 걷는 기분은 옛 가야의 숨결을 품는 황홀함 그 자체다. 발아래 김해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니 이 또한 아름답지 아니한가? 성곽은 또다른 멋은 성벽 아래를 걸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겹겹이 쌓아 올린 성벽 사이로 걸으면 깊은 가을이 내려앉는다. 봉수대로 가는 방향에는 허왕후가 남편과 함께 올라 고향인 서쪽 하늘을 보며 눈물지었다는 곳인 ‘왕후의 노을’을 볼 수 있는데 노을이 질 때 그 장엄함이 신비롭기 그지없다. 찬란하다. 봉수대에 오르면 김해평야와 서낙동강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잡힌다.

봉수대 숲속길 널찍한 바위에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만 길이나 높은 대’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흥선대원군이 친필을 하사했던 만장대(萬丈臺)와 큰 바위들이 가을의 전설처럼 깊게 물들어갔다.

동문과 서문으로 연결된 성곽을 따라 걸으면 가을 햇살이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산성마을과 북문 갈림길에는 충의각과 해은사가 있다. 해은사는 허왕후의 전설이 서린 작은 사찰인데 특별하게 대왕전에는 수로왕과 허왕후의 영정이 모셔져 있었다. 처마 밑 단청은 가을을 닮아 아름다웠다. 사찰은 고요하고 소박하다. 물 한 모금에 가을은 그렇게 나와 가까워지는 기분이다.

북문 터에서 다시 길을 재촉했다. 가야하늘길의 마지막 코스인 천문대로 향했다. “지금 가야하늘길을 걷고 있습니다” 천문대로 가는 이정표를 지나 저 멀리 신어산이 지척이다. 불어오는 산바람이 땀을 씻어주었다. 천문대 정상에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삼각점과 정상 표석, 그리고 옛 지명인 ‘낙남정맥 분산(盆山)’ 푯돌이 땅바닥에 박혀 있다. 싸늘한 기운이 주변을 감싼다. 다시 가던 길을 되돌아 가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가야하늘길은 가을이 다시 아름답게 피어나는 길이다. 그 길이 품고 있는 많은 사연과 숨결은 더 깊었다. 깊어지는 가을날 성곽 따라 걸으며 여유로움을 만끽해 보자.

/강상도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분산 정상부의 성곽을 따라 걷는 기분은 옛 가야의 숨결을 품는 황홀함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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