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원→15000원 대리운전비 급등 왜?
6000원→15000원 대리운전비 급등 왜?
  • 백지영
  • 승인 2021.11.15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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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호 목적지 웃돈 붙이는 관행 팽배
합류차 비용 상승에다 기사 감소 원인
지난해 요금 개편으로 눈에 띄게 올랐던 진주지역 대리운전비가 최근 기사 비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비용이 더 오르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대리운전 목적지 공개 방식 도입 후 기사들이 비선호 지역에는 웃돈이 붙지 않으면 콜(호출)을 잡지 않는 문화가 정착된 데다, 최근 바뀐 업계 상황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진주시민 박모(45)씨는 이달 초 진주시 상대동 진주시청 인근에서 충무공동 아파트 단지로 이동하면서 대리운전비 1만 5000원을 냈다. 박 씨는 “과거 6000원이면 가던 단거리가 작년에 1만 2000원으로 오르더니 이제는 1만 5000원까지 올라 부담스럽다”며 “택시 이용이 더 싸다 보니, 앞으로 대리운전 이용을 줄일 듯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대리운전비 상승을 체감하는 이유는 최근 진주지역 대리운전 업계 판도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지난해부터 목적지 공개로 기사들에게 호출 선택권이 주어진 상황이 깔려있다. 이러한 방식의 카카오T 대리 호출이 도내에 진출하고, 기사들 역시 노조를 결성해 목적지 공개를 요구하자 진주지역 대리운전 업체들은 이를 울며 겨자 먹기로 도입했다.

이후 기사들은 합류차(기사들을 콜이 많은 지역으로 태워주는 승합차) 비용을 줘야 하는 데다, 탑승 인원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해 시간 손실이 큰 목적지 콜은 피하기 시작했다.

읍·면 지역은 물론, 주점 등 유흥가보다는 주거시설이 발달한 초전동·충무공동·역세권이 비선호 지역에 올랐다. 지하에 여러 층의 거대 주차장이 조성된 신축 아파트도 대상이 됐다. 이 과정에서 정찰제 대신 비선호 목적지 콜에는 웃돈을 붙일 수 있게 됐고, 흥정 없는 콜은 기사들의 선택을 받기 힘들어졌다.

코로나19로 영업시간 제한이 있던 시기, 콜이 1~2시간에 집중되면서 흥정 문화는 더욱 고착화됐다.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대리운전 기사들이 대거 배달대행 등으로 이직하면서, 진주지역 기사가 40% 가까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줬다.

특히 지난달 26일부터는 수수료 변화와 기사들의 합류차 이용 부담 증가로, 비선호지 호출에는 처음부터 웃돈을 붙인 요금을 제시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에 대해 손희찬 대리운전 노조 진주지회장은 “목적지별로 요금이 달라지는 것은 시장 논리에 따른 당연한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진주시가 성남시처럼 수수료 부담이 적은 공공 대리운전 앱을 운영할 경우, 기사들은 수입 안정화로 안전운행을 하고 시민 입장에선 대리비가 주는 ‘윈윈’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주지역 한 대리운전 업체 사장은 “정찰제 시절, 손님이 돈을 더 주겠다고 해도 ‘웃돈이 정착되면 업계가 망한다’며 거부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카카오 진출과 함께 기사들이 기본 콜 10건 대신 웃돈 콜 3건을 택하는 문화가 조성되면서 수수료를 받는 우리 같은 업체들은 상당수가 폐업 직전”이라면서 “공공 앱까지 만들면 다 죽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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