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standard)이라는 단어는 학술적으로나 산업현장에서는 좀 더 복잡하게 그 개념적 정의를 제시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종류와 형태, 성능, 품질 등에 관한 시방과 아울러, 그와 직접, 간접으로 관련되는 생산에 필요한 재료나 부품, 생산방법, 설비, 공구, 생산에 관계된 업무의 순서나 절차, 그리고 부문 간 혹은 담당자 간의 역할분담을 사전에 약속해 두는 것’이라고. 이러한 표준을 합리적으로 설정하여 이것을 활용하는 조직적 행위를 표준화(standardization)라고 한다. 표준화의 유형은 회사 차원에서 구매, 제조 생산, 판매, 기타 업무를 이끌어 나가기 위한 회사 자체의 통일된 표준인 사내표준이 있고, 학회나 협회, 업계, 단체 등에서 제정되는 표준인 단체표준, 한 나라 차원의 국가표준, 그리고 공통의 이익을 가진 독립국가 간의 협력과 동의에 의하여 제정되고 범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규격인 국제표준이 있다.
사물의 경우에 제품의 모양과 치수 및 품질 등을 동일한 규격으로 정하여 생산해야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원가절감을 통한 제품가격을 낮출 수 있으며 품질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고장 수리 시 부품 구입이 쉽고 호환성이 있게 되어 편리해지게 된다. 사물 외에도 개념, 방법 등 다른 분야에서도 표준화가 진행될 때에 제품 및 업무 행위의 단순화가 이루어지고 호환성이 향상되며, 관계자들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현장 및 사무실 자동화에 기여하기도 한다. 사내표준화의 이유와 목적은 업무 및 작업의 능률의 향상, 고유 기술 및 관리기술의 축적과 기술력 향상, 정보의 전달, 관리기준의 명확화, 호환성의 확보, 품질의 안정과 향상, 생산성의 향상과 원가의 절감, 고객의 욕구 충족 및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등에 있다.
국내 기술의 국제 표준화와 국가 표준화를 통해 품질 경영 기반을 마련하고 시험 인증제도와 시험 분석 서비스 등 적합성 제도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설립된 기관이 기술표준원(KATS-The Korean Agency for Technology and Standards)이다. 기술표준원은 우리나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가 많아지면서 국내 기업이 선진국의 기술 무역 장벽을 손쉽게 뛰어넘도록 글로벌 기술 표준을 만들고, 국내 기업들이 신흥국의 시장을 선점하도록 국내 기술 표준을 전수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술표준원과 같은 여러 나라의 표준 제정 단체들의 대표들로 이루어진 국제적인 표준화 기구가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이다. 1947년에 출범하여 나라마다 다른 산업, 통상 표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을 개발하고 보급한다. ISO의 회원국은 2015년 기준으로 총 163개국이 가입 활동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국제 표준을 담당하는 수많은 기관들 가운데, ISO를 비롯하여, 국제 전기 표준 회의(IEC)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3대 국제표준화기구로 꼽는다. 우리나라가 2020년까지 이 3대 국제표준화기구에 신고한 선언 표준특허가 3344건(23.5%)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미국이 2793건(19.6%)으로 2위, 핀란드가 2579건(18.1%)으로 3위, 일본이 1939건(13.6%)으로 4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3대 국제표준화기구에 신고한 선언 표준특허를 보유한 기관별로는 삼성전자가 2799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