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탐욕과 공포
[경일춘추]탐욕과 공포
  • 경남일보
  • 승인 2021.11.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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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흔히 주식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돈을 번다고 말한다. 가장 싼 바닥에 사서 최고로 비싼 천장에서 팔면 수익이 극대화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비교적 싼 무릎에 사서 비교적 비싼 어깨에 팔아도 성공적인 투자이다.

그런데 다수투자자들은 비싼 가격에 사서 쌀 때 팔아치움으로써 손실을 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인간이 가진 심리 즉 탐욕과 공포에 지배당하는 것이다. 탐욕은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여 주식을 팔지 못하는 성향이고, 공포는 주가가 더 내릴 것이라고 느껴서 주식을 매도하는 성향이다. 주식이 오르면 탐욕으로 사고 반대로 주식이 내리면 공포로 팔아치움으로써 손실만 초래한다.

‘꿩 잡는 이야기’라는 우화가 있다. 한 사냥꾼이 꿩을 잡기 위해 덫을 놓았다. 잠시 후 꿩들이 한 마리씩 덫 안으로 들어와서 꿩이 열세 마리가 되자 이제 딱 두 마리만 잡아서 열다섯 마리 채워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다섯 마리의 꿩을 팔아 큰돈을 벌 생각을 하니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 꿩 세 마리가 덫 밖으로 날아갔다. 사냥꾼은 아쉬웠으나 아직 열 마리가 남아 있으니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고, 이후 한 마리가 다시 들어와 열한 마리가 되었다. 이제 사냥꾼은 처음의 열세 마리가 되면 만족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하지만 들어오리라고 생각했던 꿩은 들어오지 않고 오히려 한 마리씩 빠져나가 마침내 덫에는 꿩이 한 마리도 남지 않았다. 눈앞 열세 마리의 꿩을 두고도 결국은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처음에 사냥꾼이 덫을 놓을 때는 한 마리라도 잡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었으므로 몇 마리가 들어왔더라도 꿩을 잡았어야 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이미 헛된 꿈이 자리 잡고 있어서 작은 숫자는 무시하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우화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우화이다. 목표로 했던 이익과 손실이 발생하면 매도를 해야 한다. 대박을 꿈꾸거나 지나친 공포는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한다.

탐욕과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목표수익률과 손실률을 정립해 놓고 주기적으로 자신의 투자를 점검하고 재조정해야 한다. 또한 투자 현인들의 지혜를 공부하여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투자하는 관점을 기를 필요가 있다.

전찬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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