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천 귀무덤 흔적, 역사보존 가치 충분하다
[사설]사천 귀무덤 흔적, 역사보존 가치 충분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11.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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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의 귀와 코를 베고 잘라 소금에 절여 전리품으로 활용하였다. 다름 아닌, 잔혹한 임진왜란의 끔찍한 한 흔적이다. 당시 왜군들이 무려 12만 조선 백성의 귀와 코를 칼과 낫으로 난도질하여 자국으로 보냈다. 전범 히데요시에게 전공을 보고하고 승전 자축을 위해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지금도 고도(古都) 교토를 비롯한 일본 전역에 그 귀과 코를 묻은 무덤이 산재해 있다. 400여년이 지난 1990년대에 사천문화원이 주축이 되어 그 이총(耳塚)의 흙 일부를 항아리에 담아와,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 전사자들을 봉안한 사천 선진리에 동봉안치 하였다.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이용해 첫 승리를 이끈 해전이 사천 선진리 성전이다.

그 참혹한 과거를 담은 사천 이총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나 자치단체 주관이 아닌 민간차원의 위령 행사가 자주 열린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위령제에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 등 다수 양식있는 일본인들의 역사적 반성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얼마전 괄목할 시민 사회활동 성과를 자랑하는 ‘교토평화모임’에서는 진혼식을 거행하였다. 여기서 조선 희생자에게 진정 어린 사죄와 함께 선조의 용서를 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악화일로에 있는 한일관계 경색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일본인 스스로의 침략 역사 무지 내지는 무관심에서 기인한다는 ‘자기반성’도 담았다.

우리 또한 이 이총과 연관된 역사적 사실이 곧대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현실에 있다. 10만명이 넘는 우리 조상의 신체 일부가 잘리고 도려진, 그래서 이국 땅으로 실려간 사실 말이다. 미약한 나라의 치욕적 역사이기는 마찬가지다. 역사적 교육현장으로 보존되고 전승될 가치가 충분히 있다. 같은 지점에 조명연합군 유해가 묻혀 있는 ‘조명군총’과 더불어 위상과 격을 높여 문화재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 경남도와 문화재청의 역사조명을 위한 각별한 관심을 요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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