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바이러스 없는 우량 씨마늘
[농업이야기]바이러스 없는 우량 씨마늘
  • 경남일보
  • 승인 2021.11.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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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들녘이었던 논에는 어느덧 농부가 파종한 마늘이 하나둘 싹이 올라왔다. 고르게 올라온 마늘을 보는 농부의 얼굴엔 흐뭇함이 묻어난다. 얼마 전 마늘 주산지역의 들녘 곳곳엔 ‘식용으로 수입한 마늘을 종구(씨마늘)로 사용하지 말자!’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최근 몇 해 동안 마늘가격이 높게 형성되자 일부 농가에서 씨마늘까지 출하하는 바람에 종구로 값싼 수입 마늘로 대체함에 따른 현상이다. 하지만 수입산 씨마늘은 발아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등 지속적인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마늘의 발아와 생육이 불량해지고 수량이 떨어지면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마늘은 수확량이 20~50%까지 감소하여 농가 소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마늘은 영양번식 작물로써 매년 동일 종구를 재배하면 종구내 병원균과 바이러스가 축적되고 퇴화하여 수확량이 크게 떨어진다. 마늘에 피해를 주는 주요 바이러스는 양파황화위축바이러스(OYDV), 리크황화줄무늬바이러스(LYSV), 마늘일반잠재바이러스(GCLV),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가 있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마늘의 바이러스 감염률은 양파황색위축바이러스 89%, 마늘공통잠재바이러스 26%이며, 재배포장의 총 감염률은 90%로 대부분의 마늘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마늘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종구를 갱신하거나 주아재배를 통하여 감염 피해를 낮추는 것이다. 종구갱신은 3~4년 간격으로 우량종구로 교환하는 것이며, 주아재배는 마늘줄기 위쪽의 마늘종에 열리는 주아를 씨마늘로 사용한다. 이러한 재배방법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종구갱신 3년 후에는 바이러스에 재차 감염되는 실정이다.

이에 바이러스 없는 마늘 생장점 배양 종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늘의 인편분화기(2~3월)에 인편 기부의 생장점을 적출하여 3~4개월 동안 영양공급을 통하여 종구를 생산하고, 이를 증식하여 씨마늘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무병 종구는 일반 종구보다 생육후기까지 엽색이 진하고 구가 늦게까지 생장하므로 수확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6년 차까지 재배하여도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마늘무병종구보급센터를 설립하여 매년 생장점배양을 통해 바이러스뿐 아니라 각종 병원균에 감염되지 않은 우량종구를 생산, 증식하고 있다. 올해에도 생장점배양 종구 604kg을 창녕, 합천 등의 마늘주산지 5개소에 보급하였다. 앞으로 마늘 무병종구에서 유래하는 주아재배의 체계화와 연차간 보급 확대를 통하여 2025년에는 경남지역 마늘 재배면적 전체를 갱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인종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양파연구소장·농학박사

 
하인종 양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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