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COVID-19 팬더믹과 뉴 노멀(New Normal)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COVID-19 팬더믹과 뉴 노멀(New Normal)
  • 경남일보
  • 승인 2021.11.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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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New Normal)이라는 표현을 가장 먼저 사용한 사람은 초고속 인쇄기를 발명하기도 했던 발명가이자, 미 해군자문위원이기도 했던 Henry A. Wise Wood이다. 세계 1차 대전을 지켜본 그는 1918년에 “우리 앞에 대두된 문제점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 시대를 3기간으로 나누어 생각해봐야 한다. 곧 전쟁기간, 과도기 그리고 뉴 노멀 시대이다”라고 지적했다. 그 뒤로 이 용어는 주요 세계적인 사건들, 이를테면 9·11테러 사건에서부터 2008년 금융위기라든가, 2013년 캐나다 알베르타(Alberta) 지역의 대홍수 등이 발생하고 난 후로 거듭 쓰이곤 하였다. 이러한 위기나 혼란들은 사람들의 상호관계를 비롯하여 여행할 때나 직장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 그리고 교육과정에 있어서, 그 방식과 패턴의 변화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이러한 세계적인 사건들이나 위기에 뒤이어 정착되는 경제상황이나 사회구조 시스템의 상태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이나 규범들을 뉴 노멀이라 일컫게 되었다. 페이스 북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던 로저 맥너미(Roger McNamee)가 2004년 ‘새로운 표준 : 고위험 시대의 거대한 기회(The New Normal: Great Opportunities in a Time of Great Risk)’라는 책에서 인터넷 시대의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와 새로운 가능성을 논하면서 뉴 노멀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데 이어, 2008년 5월 18일자 블룸버그(Bloomberg) 뉴스 사설에서 세계 금융 위기 이후 경제 저성장 시대의 새로운 경제적 기준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다양한 사회적 행태의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사회생활에서의 비접촉 대면의 일상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등 이전과는 다른 사회적 환경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비접촉 대면의 일상화는 이미 9·11 테러 이후부터 비즈니스 여행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를 대신할 화상회의 솔루션이 많이 보급되기 시작했었다. 이후 더 빨라진 인터넷 인프라, 스마트 기기 확산 등으로 이미 COVID-19 팬데믹 이전부터 웹 화상회의 솔루션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었다. 이러한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는 산업적으로 ‘5G 네트워크’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 오피스와 재택근무의 확대 등과 같은 기업문화 차원에서의 적잖은 변화도 전망된다.

가상 대면 만남을 위해 이미 쓰이고 있는 서비스는 매우 다양한 편이다. ZOOM을 비롯하여 구글 미트, 페이스북 메신저 룸즈, MS 팀즈 같은 서비스라든가, 대학 강의에는 웹엑스(WebEX), 가상 파티에는 ‘하우스 파티’ 같은 앱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예술 방면에서도 다양한 공연패턴들이 시도 되고 있다. 예컨대, ‘콘서트 앳 홈’, ‘투게더 앳 홈’, ‘방방콘(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등과 같은 이른바 ‘랜선(LAN線)’ 공연 관람이라는 새로운 문화예술 패턴들이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 또 다른 사례로 게임 방송으로 유명한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Twitch)에서 ‘2020 방구석 콘서트(Stream Aid 2020)’을 개최했다. 30팀이 넘는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가한 이 공연에선, 게임 생중계와 실시간 공연을 교차로 방송하였는데, 이 방송 과정에서 총 276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고 한다. 트위치에선 생방송 도중 후원을 받을 수 있어서, 많은 인디 예술가들이 길거리 공연과 클럽 공연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 대안적 용도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14세기 중엽 흑사병(Pest)이 중세 유럽 사회의 해체와 르네상스 사회의 태동과 함께 유럽의 도시 공간을 탈바꿈시켰고, 19세기에 만연했던 콜레라가 하수 시스템의 드라마틱한 확장을 가져온 것처럼 육안으로는 관찰조차 안 되는 그 미세한 감염성 입자인 ‘바이러스’는 사회 시스템에 엄청난 변혁을 초래하는 파괴력을 미쳐왔다. COVID-19 팬데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 얼마나 크나큰 사회적 변혁을 불러올지는 지켜봐야 하겠으나 이전과는 다른 사회적 패러다임과 뉴 노멀이 불가피 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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