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교육과 어깨동무 [3]생태교육 현장을 누비는 실천교사단
기후·환경, 교육과 어깨동무 [3]생태교육 현장을 누비는 실천교사단
  • 임명진
  • 승인 2021.11.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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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청의 생태환경교육 전면에는 180명의 실천교사단이 있다. 실천교사단은 환경교육에 관심이 있는 경남의 교사들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나눔으로서 환경교육의 확산과 질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 공동체다. 이들은 환경교육은 시대적 요청이자 흐름이며 경남교육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데 공감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경모 합천 야로초 교사 “학교와 민간의 협력 중요”

 


김경모 교사는 실천교사단 활동에 앞서 지난 2016년부터 제비생태탐구프로젝트, 합천 정양늪 잠자리 모니터링 조사, 지역 식물도감 만들기 등 생물에 대한 다양한 탐구를 학생들과 함께 해 왔다.

그는 “과거에도 학교에서 환경교육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현재의 학교 환경교육의 차이는 단순한 지식적 접근, 관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까지 반영돼 변화하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가 근무하는 야로초등학교는 전교생이 35명, 6학급의 소규모 학교이지만 학교 특색인 사계절 프로젝트 수업, 학년별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학생 성장 프로젝트 등 교육과정과 연계한 환경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따라 초·중·고교의 환경교육의 수준은 차이가 있겠지만 초등학교는 다양한 내용과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초적 역량을 키워 나가는 환경교육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사는 “환경교육은 학생들이 일회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는 의지, 그것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학생들이 사회의 다양한 환경 이슈에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더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학교 현장보다는 경남교육청 행복교육지구 파견교사로 합천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 환경교육의 성장을 위해서는 학교와 민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사는 “다양한 시민·환경단체들이 모여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학교 현장을 반영한 환경교육을 어떻게 지원할지 등에 대해 경남교육청과 학교, 민간단체들이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경남형 환경교육이 실천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김은현 양산 신주중 교사 “지속 실천 가능한 고민 필요”

 

 



김은현 교사는 “환경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아주 큰 결심이나 눈에 띄는 결과물은 없더라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만큼은 확실히 변한 것 같다”면서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 환경을 위하는 분위기 조성에 협력한다면 좀 더 큰 교육적 효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도덕 교과를 맡고 있는 그는 올해 1학년 도덕 교과서를 재구성해 환경 관련한 부분을 심도 있게 학습하고, 환경과 관련한 반을 개설하는 등의 다양한 환경수업을 진행했다.

김 교사는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환경 교육이 자칫 뻔한 수업이 되기 쉽다는 점”이라면서 “이미 정답도 정해져 있고, 반복되는 과정에 학생들이 실천의지를 지속적으로 갖게 하는 것이 참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서 “왜 우리가 지구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미세플라스틱의 역습, 전기차의 시대 등의 다양한 환경 관련 화제들을 모아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대단한 결심이 아닌 작은 실천부터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교사들은 해당 교과의 전문가들이지만 환경과 관련한 지식은 여전히 책이나 유튜브 동영상, 연수 등 개인의 노력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환경 관련 최신 정보와 수업 자료를 교육청에서 지속적으로 제공해 준다면 현장에서 수업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 분야의 다양한 연수 개설이나 탄소발자국을 기록할 수 있는 앱 개발, 환경 포인트 제도 등 학생들의 지속적인 실천을 독려할 수 있는 방법적인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사는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에서의 우리의 작은 행동 변화가 결국에는 지구를 위한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학생들과 더 나은 방안이 무엇인지, 내가 실제로 실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다운 김해 진영고 교사 “환경은 기본적 가치관 문제”


 

 


정다운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때 객관적인 그래프와 수치를 이용해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환경 수업이 여러 방면으로 잘 되고 있구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기상청, 기후개방 자료포털 등 국가기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데이터를 받아 분석해보는 활동을 통해 환경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의 환경교육은 그의 학창시절에 비해 확연히 달라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정 교사는 올해 학생들과 꽃, 나무를 관찰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식물도감이나 지도를 만들기도 하고, 떨어진 꽃잎을 말려 천연염색도 해 보았다. 그 과정에서 일반 시민을 만나 설문조사를 하고 만든 것들을 나눔 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사실 고등학교는 초·중학교와 달리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큰 차별성이 있다. 학생생활기록부가 중요시되고 고교 학점제가 전면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학생들은 전보다 더 자신의 진로에 맞는 수업을 듣고 활동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 학생들에게 환경은 아직 그리 선호하는 영역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 교사는 “학생들에게 환경교육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황은 맞지만 지금 당장 모두가 실천해야 하는 강요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거부감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환경 교육을 실시하는 방향과 속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을 여러 분야 중 하나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정치, 과학 등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는 기본적인 가치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정 교사는 “환경교육이 하나의 교과나 업무가 아니라 조금 더 큰 가치를 담을 수 있는 활동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면서 “어떠한 형태이든 학생들과 환경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손현정 김해 내동중 수석교사 “교과 교육과정과 연계해야”

 

 


손현정 수석교사는 “미세먼지, 이상 기후 현상 등 분명 환경 문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많이 주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중학교에서 환경 실천을 확산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경남교육청의 중·고등학교 환경 문제 토론 자료집인 ‘지구를 살리는 17까지 생각’ 자료제작 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런 그에게 실천교사단 활동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손 교사는 “다시 만난 환경 이야기가 반갑고 토론 자료집의 주제들을 수업시간에 활용하면 좋겠다는 동료교사들의 말에 더욱 힘이 났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매일이 불편하고, 일상이 무너지게 되자 환경 문제를 바라보는 마음자세가 더욱 달라졌다고 했다. 손 교사는 교내 환경동아리 ‘미세플라스틱 안전지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는 6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18명으로 늘었다. 동아리 부원들은 환경을 살리는 생활 속 실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캠페인 활동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종이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학교 상자 텃밭에 상추, 가지, 고추, 방울토마토 등을 심고 말라 있던 화단 연못을 복원해 금붕어를 키우고 있다.

내동중학교는 1학년 과학 교과의 생물 다양성 단원과 연계해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을 둘러싼 논란을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도덕 교과와 연계해서는 생명 존중 측면에서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학생들은 길고양이 문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는 소감을 발표했다.

손 교사는 “많은 교사들이 중학교 과정에서 환경을 최대한 교과와 연계해 다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실천 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교과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모든 교과에서 함께 환경교육이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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