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K-조선 재도약, 거제의 미래(하)친환경·최첨단 기술 개발이 미래 성장 동력
[창간특집] K-조선 재도약, 거제의 미래(하)친환경·최첨단 기술 개발이 미래 성장 동력
  • 배창일
  • 승인 2021.11.23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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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고부가가치 선박시장 우위 선점 필요충분조건은 ‘기술혁신’

오는 2023년 선박 배출가스 규제 발효 예정
세계 선박시장 친환경 기술 수요 확대 일로
노후 선박 교체시기 앞당겨 질것으로 전망
국제해사기구(IMO)는 전 세계 바다를 운항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친환경 선박연료 사용과 선박평형수처리장비의 의무 설치 도입을 결정했다. 이 같은 환경규제 강화는 침체 일로를 걸었던 국내 조선업계에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IMO는 지난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산화물(Sox)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지난 50년간 세계 대부분의 선박 운항에 사용된 벙커C유 사용을 중단하는 조치다.

강화된 연료기준을 맞추기 위해 저유황 연료인 선박용 경유(MGO)나 액화천연가스(LNG)로 연료를 전환해야 된다. 연료가 바뀌면 엔진 소재를 변경해야 되기 때문에 사용 연료에 따른 새로운 엔진 교체는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기존 벙커C유 사용 선박들은 엔진 교체가 이뤄져야 하지만, 교체비용이 신조비용보다 많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오는 2023년부터는 현재 운항 중인 선박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EEXI)가 발효된다. 이에 따라 신조 선박뿐만 아니라 현재 운항 중인 선박에서도 친환경 기술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해양생태계 교란과 해양오염 주범으로 지목됐던 선박평형수(Ballast Water)는 선박이 실제 운항 시 프로펠러가 수면하부에 잠기게 하고 구조적인 안정성 확보를 위해 선박 내부 탱크에 싣고 다니는 바닷물이다.

국제 운항 선박의 경우 한 지역에서 퍼 올린 바닷물을 평형수로 이용한 후 다른 지역에 그대로 투기할 때 생태계에 심각한 교란과 오염을 가져오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평형수를 정화시켜주는 장치가 바로 친환경 선박평형수처리시스템(BWTS)이다.

2022년 발효예정인 BWTS로 인해 노후선박들의 교체시기가 앞당겨 질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BWTS 설치비용과 장비 설치 공간 확보를 위한 선박구조 변경 비용을 비롯해 BWTS 설치 검사 비용 등 최소 60억 원, 최대 100억 원 상당의 비용을 선주가 직접 지불해야 되는 상황이다. 20년 이상의 노후선박을 보유한 선주들은 설치비용보다 새로운 선박을 주문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 2010년 이중선체 구조가 의무화되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신규선박 발주가 급격히 늘어난 경우가 있다. 이는 선박 관련 국제기준 강화가 선박해체 시기를 앞당기는 유사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오염과 관련된 제재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계도 많은 변화를 맞고 있다. 친환경, 고효율 선박의 건조가 필수 요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0년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PETRONAS DUA FLNG 모습.


◇대우조선해양, 최신 스마트십 기술 경제적 가치 증명에 집중

대우조선해양은 최신 IT기술을 바탕으로 경제성, 편리성, 안전성을 확보한 스마트 선박을 구현하는 플랫폼 DS4(DSME)를 독자 개발했다. DS4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쉽게 호환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DS4의 주요 시스템으로 육상에서 운항 중인 선박을 원격으로 연결해 유지·보수·지원하는 Smart Maintenance이 첫 손에 꼽힌다. 이 시스템은 기자재 업체의 진단 서비스를 DS4에 연결해 사용이 가능하다. Smart Navigation은 선박의 최적 운항 항로를 제안해 운항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Safe Navigation은 선박 충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On-shore Monitoring은 육상에서 선박의 데이터를 모니터링 해 운항 최적화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연료소모를 최소화하는 경로를 제시해 경제운항솔루션의 효용 가치를 증명하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또 LNG 재액화시스템이나 LNG추진선 같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부분에 선주의 운용 편의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회사가 제공하는 스마트십 기술의 경제적인 가치를 증명해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예정이다”며 “이와 더불어 미래를 대비해 자율 운항선 기반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흥 R&D캠퍼스는 대우조선해양 기술력의 산실이다. 시흥 R&D캠퍼스는 급변하는 선박, 함정과 에너지플랜트 기술 발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친환경 고효율 제품을 자체 개발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가기 위해 설립됐다.

이곳에는 최신 예인수조(Towing Tank)를 비롯해 세계 최대 규모의 상업용 공동수조(Cavitaion Tunnel), 국내 조선소 유일의 음향수조(Acoustic Water Tank), 새로운 미래 연료를 연구하는 친환경 실험 설비 등이 구축돼 있다.

시흥 R&D 캠퍼스는 미래 연료인 수소·암모니아 관련 저장·운반·개질·연료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기술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십, 자율운항, 방산분야 기술력의 핵심인 스텔스 기술 등을 통해 미래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는 2023년 선박 배출가스 규제가 본격적으로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세계 선박시장에서 친환경 기술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희망의 빛을 주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현장 모습.


◇삼성重, 친환경제품 시장 지배력 더해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 목표

삼성중공업은 지난 5월 LNG 기술 혁신의 산실이 될 조선·해양 LNG 통합 실증 설비를 완공했다.

거제조선소 내 3630㎡ 부지에 조성된 조선·해양 LNG 통합 실증 설비는 천연가스(NG)의 생산부터 운송·저장·공급에 이르는 LNG 밸류 체인 각각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세계 유일의 조선·해양 통합 LNG R&D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은 지난 30년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NG운반선, LNG연료추진선과 같은 친환경 제품에 대한 기술 격차를 벌려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조선·해양 LNG 통합 실증 설비완공으로 천연가스 액화 및 재액화 공정, 가스 엔진-연료공급 시스템, 극저온 단열 저장 용기, 재기화-냉열발전 등 요소 기술의 고도화는 물론 기자재 국산화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또 탄소 제로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해양 원전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유일의 원자력 종합연구개발 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해양 용융염원자로(MSR) 개발 및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한 삼성중공업은 미래 신사업 확장 역량 강화의 하나로 MSR 기반 부유식 원자력발전 플랜트 및 원자력추진선박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MSR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제로 에너지원으로 관심이 높은 소형모듈원자로의 일종이다. 핵연료 사용 주기가 20년 이상으로 선박 수명 주기와 같아 한 번 탑재 후 교체가 필요 없고, 원자로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선박 적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차세대 원전으로 소형모듈원자로를 지목했다.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서 70여 종의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자율항해 SAS시스템은 미래 자율운항 선박시대를 현실화 할 강력한 기술이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해상에서 각자의 목적지로 자율 운항하는 두 척의 선박이 서로를 인지해 자동으로 회피하는 기술 실증에 성공하기도 했다. 2016년부터 삼성중공업이 연구개발에 매진해 온 SAS 시스템은 2022년 상용화가 목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해양 용융염원자로 기술, 연료전지 추진 선박, 자율운항시스템, 탄소 제로 암모니아 추진선 등 삼성중공업의 비전과 부합하는 차세대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배창일기자 bci74@gnnews.co.kr


 
대우조선해양 현장 노동자가 그라인더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
천연가스(NG)의 생산부터 운송·저장·공급을 아우르는 삼성중공업 LNG 밸류 체인 솔루션 설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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