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교육과 어깨동무 [4]생태환경교육 선도학교를 가다
기후·환경, 교육과 어깨동무 [4]생태환경교육 선도학교를 가다
  • 임명진
  • 승인 2021.11.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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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달아준 새집에 새들이 많이 놀러와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잘 보전되면 좋겠어요.”

고성 대흥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4학년 신은영 학생은 지난 달 ‘제정구 커뮤니티센터’에서 있었던 새집 달아주기 참가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경남에는 대흥초 처럼 환경교육을 선도하는 학교들이 있다. 생태환경미래학교, 텃밭교육학교, 초록학교, 숲교육학교가 있으며, 올해 2050탄소중립 선언에 맞춰 탄소중립형 모델학교가 신설됐다. 선도학교마다 여건에 맞는 다양한 환경교육이 추진되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선도학교를 시작으로 환경교육을 학교, 가정과 지역사회, 도내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고성 대흥초 학생들이 야외 환경교육 체험행사를 하고 있다.
고성 대흥초 학생들이 환경교육의 하나로 대가면 마을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생태환경미래학교

고성 대흥초는 인근 율천초, 철성초와 함께 처음으로 새집 달아주기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새집 30개를 나무에 달고, 새로운 친구를 만난 것을 즐거워했다. 지난 18일에는 경남형 미래교육지원시스템인 ‘아이톡톡’을 통해 화상으로 다시 만나 새집을 단 소감을 서로 나눴다.

4학년 김야찬 학생은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우리가 단 새집 덕분에 새들이 겨울을 잘 보낼 수 있다고 하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올해 생태환경미래학교에는 대흥초를 비롯한 유원초, 아림초, 곤양초, 안의중, 태봉고 등 8개교가 참여했다.

이들 학교는 숲, 텃밭, 운동장 등 학교 옥외공간을 생태학습장, 지역민과 공유할 수 있는 휴게 공간 등으로 조성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활용하고 있다.

대흥초는 마을 숲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대흥초의 학교 숲은 경남도가 선정한 100대 정원에 포함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학생들은 마을 숲과 학교 숲을 연결하는 둘레길 ‘꿈길’ 조성에 나섰다. 그런 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아 유튜브에 올려놓았다. 강정 교장은 “학교 숲을 조성한 만큼 이를 활용한 환경교육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지역민에게 시설을 개방하고 다른 학교와 교육과정을 공유해서 환경교육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영 벽방초 학생들이 해안가를 찾아 정화활동을 벌였다.
통영 벽방초 학생들이 학교내 조성한 식물터널.
◇탄소중립형 모델학교

경남교육청은 전국에서 최초로 환경오염의 주범인 탄소배출을 학교에서 줄여나가는 탄소중립형 모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참여한 통영 벽방초와 함안중앙초 등 8개 학교는 탄소배출 최소화 실현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쿨루프를 설치해 옥상 표면온도를 15~20도 낮추거나, 빗물저금통을 활용해 자원순환을 가르치고 수도물 사용량을 줄이기도 한다.

벽방초는 통영지역의 시민·환경단체와 연계한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생태연못을 조성하고 경남수산자원연구소 민물고기연구센터에서 비단잉어 150마리를 분양받아 아이들의 생물다양성 교육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빗물저금통과 생태연못을 연결하는 수로를 만들어 넘치는 빗물을 연못으로 흘려보내거나 줄어든 연못물이 빗물저금통에서 채우기도 한다. 오경호 교사는 “아이들에게 기후가 많이 바뀌고 있다. 우리가 환경을 지켜야 된다.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에너지를 절약하자. 분리수거도 해야 한다 등 이해하기 쉽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식물의 개념처럼 ‘학생 1인당 1식물 가꾸기’ 캠페인도 전개했는데, 학생들이 원하는 식물을 심을 수 있지만 대신 화분은 재활용품을 사용해야 한다. 어떤 학생은 다 쓰고 버려진 섬유유연제 통을 가져오거나 버려진 장화를 가져와서 화분으로 재활용했다. 6학년 김하음 학생은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던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심각성을 알게 된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교육의 효과는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오 교사는 “얼마 전에 등산을 했는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봉투를 준비해 올라갔다. 그런 작은 변화에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산청 오부초 학생들이 텃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산청 오부초 학생들이 텃밭 가꾸기 체험을 하고 있다.
◇텃밭교육학교·숲교육학교

전교생 23명의 산청 오부초등학교는 우렁이, 미꾸라지를 활용한 친환경 농사를 체험하고 있다. 학교 근처 텃논에서 모내기부터 시작해 우렁이, 미꾸라지를 이용한 잡초제거, 가을철에는 메뚜기 잡기, 수확한 쌀로 인절미를 만들어 주변 어르신들에게 사랑 나눔 행사까지 1년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텃밭은 3월부터 학생들이 어떤 작물을 심을지, 어떻게 배치할 지, 계획을 짜서 제일 먼저 감자심기부터 시작해 각종 잎채소, 열매채소 등의 모종을 심고 수확물은 요리하고 학교 급식에도 사용한다.

6학년 김나영 학생은 “텃논에서 메뚜기 잡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키운 수확물로 요리도 하고 자연에서 체험하는 시간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청은 올해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텃밭 활용 기후환경교육 방안 등의 ‘텃밭교육 활성화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학교 숲·텃밭의 조성 및 관리조례까지 만들었다.

텃밭교육학교 사업에는 오부초를 비롯해 도내 초등학교 84곳, 중학교 50곳, 고등학교 37곳 등 총 171개교가 참여해 생태계 순환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고 있다.

천병기 교사는 “평소 상추 등을 좋아하지 않던 학생들도 자신들이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급식시간에 즐겁게 먹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면서 “환경교육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 다 같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숲교육학교도 갈수록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는 진주제일여고, 남지중 등 10개교가 참여해 학교에 심어져 있는 수목 배치도면을 작성하고 이름표를 제작하는 등 학교 숲을 교육과정으로 활용하고 있다. 내년에는 50개교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초록학교

초록학교는 도내 101개교에서 각 학교의 여건과 특성에 맞게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2년차인 마산용마고는 주제 선택, 운영 방법, 활동 내용 등 모든 사항을 학교에서 결정한다. 학년별 교육과정 운영에서부터 동아리 활동, 환경전문가 특강, 기후변화 사진전, 환경도서 서평하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환경과 관련된 주제 탐색을 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2학년 송수범 학생은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 장치를 만들고 지구를 위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을 배울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는 대학입시 준비로 초·중학교에서처럼 환경교육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마산용마고 교사들은 교과수업과 연계한 환경교육 방법을 모색해 왔다. 김서호 교사는 “과학은 기후변화 등을 다룬 단원 자체가 있어 연계가 가능하고, 국어는 환경을 다룬 소설 등에서, 사회 과목은 식품의 생산부터 식탁에 오르기까지 탄소 배출량을 다룬 내용이라든지 교과수업과 연계한 환경교육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교육청은 각 학교의 올해 운영성과를 바탕으로 12월에 성과보고회를 열고 내년도 운영계획을 협의할 예정이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박종훈 교육감
 
“친환경 생태교육은 미래를 위한 우리 책임”


박종훈 교육감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구조가 바뀌지 않았는데 개인의 실천이 탄소중립 실현에 도움이 되는냐’는 질문에 “한 학교의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2년 동안 텀블러를 들고 다니면, 일회용 컵을 사용할 때보다 온실가스를 33배나 적게 배출한다”고 했다. 기후위기 해결에 동참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많아지면 그 효과도 매우 커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환경교육은 앎이 아니라 작은 실천이고 행동이며 학생들의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가장 큰 성과도 기후행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임의 활성화를 꼽았다. 학생 환경동아리 ‘기후천사단’ 2548명의 학생들과 180명의 실천교사단, 4대1의 치열한 경쟁 속에 선발된 103명의 학부모 그린멘토가 거주 지역에서, 각 학교에서 친환경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박 교육감은 “개인의 환경 실천에 더해 기업의 생산 시스템을 바꾸고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세울 수 있도록 목소리를 냄으로써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았다.

경남교육청의 생태전환교육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박 교육감은 “환경교육은 우리 삶의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 학교에서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다. 더욱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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