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충격적인 문산농협의 현금성 나눠주기 의혹
[사설]충격적인 문산농협의 현금성 나눠주기 의혹
  • 경남일보
  • 승인 2021.11.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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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문산농협이 이사 9명, 감사 2명 등 11명에게 200만원(50만원권 기프트카드 4장)씩 총 2200만원을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양심선언이 나와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통상 해외연수로 집행되던 이 사업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되자 “마치 자기들을 위해 세워둔 예산 인양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제공받았다”며 조합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양심선언을 한 사외이사 역시 기프트카드를 지급받았지만 잘못된 예산 집행에 대한 재발방지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합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농민단체는 지역농협에 대한 전체 감사를 요구하고 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문산농협은 조합원들의 신뢰가 생명인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이 의심받을 수도 있다.

행사가 취소됐다면 그 예산은 그대로 남겨둬야 하는데도 문산농협의 이사, 감사에게 현금성 나눠주기 의혹은 자못 충격적이다. 이사회를 거쳤으며 조합원총회에서 결의까지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조합원들 사이에는 ‘일부 일선농협의 복마전이나 다름없다’라는 한숨 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이 민주적이고 공정한 농협운영이 되도록 감시, 부정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일반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처럼 농협도 정보공개제도가 있다. 하지만 문산농협의 예산 나눠 갖기 의혹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역농협은 자체감사기능이 미약하고 조합원도 어쩌지 못한다는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일선 단위농협의 관리감독은 농협중앙회가 한다. 그러다 보니 경영에 대한 관리와 감시가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조합원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설립 취지지만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자정 기능조차 의심받는 지경이라면 농협에 자본금을 출자한 일선 조합원들의 불신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집행내역과 관련 임직원들이 조합에 대한 손실을 초래한 행위와 내부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농협의 공신력 실추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합원들의 답변 요구는 타당하다. 문산농협의 의혹 사태를 계기로 일선 단위농협의 부당 관행을 뿌리 뽑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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