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코로나의 역설, 학교가 진화한다
[경일춘추]코로나의 역설, 학교가 진화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12.0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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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경해여중 교사, 수필가)
 



위드 코로나로 학교가 전례 없이 바빠졌다. 전면 등교에 따른 학사조정, 점심시간 재배치, 코로나에 따른 각종 서류들, 성적처리, 생활기록부 작성, 진학상담, 거기다 2년 만에 부활 되는 축제까지.

정상적인 교육과정 미리 독려한 교장선생님의 결단이 위드 코로나에 주효했다. 내다본 듯 준비한 간부수련회, 우리말 한마당, 영어말하기, 수학여행, 졸업여행 등이 착착 진행됐다. 갑갑한 원격수업, 등교수업, 한 학기 두 번씩이나 치르는 시험스트레스 해소할, 재미라곤 없는 생활 불평들이 이어졌다. 목 말랐던 아이들 학예제에 첨벙첨벙 빠졌다. 전 교사가 움직이고 학생회가 주축되어 학예제와 배구대회 통합해서 개최했다. 학년별, 반별 거리 간격 지키면서 마스크도 잘 챙겼다.

코로나가 준 기회였다. 매체로 소통한 학예제는 그로 인해 잃은 세월 몇 배로 갚았다. 이 시기의 감성들을 다이나믹한 리듬에 맞춰 일사불란한 군무처럼 펼쳤다. 정제된 시나리오와 순도 높은 영상미는 실제보다 더 실제적이었다. 뮤지컬, 패션쇼, 다큐멘터리, 재즈댄스, 영화 연극. 각자의 재능을 마음껏 발산하고 절실한 마음의 말은 자막으로 띄웠다. 사제 동참 코너에서 선생님들의 숨은 끼까지 덤으로 포착했다.

“집합 활동 안한 지가 언젠데 잘 되겠어요?” “그래, 형식적이겠지” 반신반의 했던 방심들 찬물 세례 받았다. ‘언제 이렇게 연습들을 했을까’ 생광스러운 감동 끝에 변화를 주도하는 아이들이 보였다. 새로운 자아를 형성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는 이들은 첨단의 기기와 조직적인 시스템을 기능적으로 움직였다. 일찌감치 보고 자란 BTS 버금가는 예체능 솜씨와 유연한 기량 있어 축제 문화 빠르게 기획하고 연출했다. 진화의 조짐임을 느꼈다.

니체는 ‘진정한 교육은 아이들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이끌어주고 굴레에서 해방 시키는 것에 있다’고 했다. 지금 우리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니체 철학의 구현이라 감격한다면 나의 과잉일까. 너무 걱정한 끝에 너무 흥분했는지 모르겠다. 시험(試驗) 아닌 시험(恃險)으로 거듭난 학교는 12월의 봄이라 할 만큼 생기발랄하다.

봄, 가을, 여름 없이 시대조류 반영된 이런 교육 기대하는데, 오미크론 쇼크가 밀려 온단다. 또 빗장문 걸게 될까 걱정이 앞선다. 그 또한 극복하겠지.

이정옥 경해여중교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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