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머물고 싶은 도시, 진주
[여성칼럼]머물고 싶은 도시, 진주
  • 경남일보
  • 승인 2021.12.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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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사단법인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진주 남강과 진주성을 보고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진양호 노을에 반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진주의 다양한 대학과 그 수에 놀라지 않는 사람이 있던가.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의 명성 또한 대단하지 않은가. 진주시는 한 시간 내에 지리산과 바다를 접할 수 있는 지리적 조건에 있다. 물론 어느 지자체나 자원은 다 있다. 그렇다면 진주는 ‘머물고 싶은 도시’, ‘또 오고 싶은 도시’인가?

여행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안한 숙소에서 자고,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맛있다, 편안하다, 볼거리에 만족한다”는 어떻게 달라질까?

몸이 쉬고 싶은 사람에게 진주성을 두 시간 내내 걷게 하는 것은 독이다. 진양호 365계단을 오르라면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은 여행이 될 것이다. 마음이 쉬고 싶은 사람에게 여기저기 탐방하며 설명을 듣게 하면 진주가 참 피곤한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여행 목적에 따라 진주성과 남강이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남강을 끼고 거닐 것인가, 자전거를 타고 강줄기 따라 이동할 것인가, 편안한 곳에 머물며 고요히 남강을 바라볼 것인가는 여행 목적과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진주를 방문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진주 여행’ 기획이 필요하다.

진주 여행의 다양한 테마와 동선을 위해서는 시가 노력해야 할 부문과 민간에서 노력해야 할 부문이 있다. 진주시는 생활권 곳곳에 도시 숲을 조성하여 시민이 숲과 호수를 일상 가까이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노력으로 진주시는 ‘경상남도 푸른 경남상’을 수상하였으며, 이로써 도시 숲 조성에 우선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 한 진주시는 문화예술의 도시 명성답게 도심 곳곳에 전시장과 갤러리, 공연장 등의 문화·예술공간이 있다. 이런 진주시 도시환경을 이용한 민간과의 조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민간에서는 개별단위 사업장 및 개인 단위의 협동과 연대가 중요하다. 먹거리, 숙소, 볼거리, 체험, 교육, 예술, 쇼핑 등이 협동하고 연대하여 주제별 테마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남강을 끼고, 도심 속 숲을 끼고, 골목을 끼고, 진양호를 끼고, 진주성을 끼고, 호수를 끼고 개인들이 연대하여 목적에 따른 동선을 만들고, 대상에 맞는 동선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우리 도시의 어떤 자연환경과 시설이나 공간을 끼고, 어디에 들러 어떤 프로그램을 즐기고, 어느 집에서 밥을 먹고, 어느 집에서 차를 마시며 휴식을 즐기고, 어디에서 무엇을 쇼핑하거나 소비하고, 또 어디에 들러 어떤 특별한 음식을 먹고, 어디에서 잠을 자고 쉬는 하루가 될 것인지. 개인들이 연대하여 자신의 상업이나 예술이나 프로그램에 맞는 테마별 코스를 다채롭게 기획하는 것이다. 또한 일출이 아름다운 때, 햇살이 좋은 시간, 일몰이 아름다운 시간 등 시간대를 고려한 코스 생성도 중요하다.

이러한 주제별 코스는 외지인뿐 아니라 시민이 머물고 싶은 도시가 될 것이다. 시민 대상에 따라 목적에 따라 테마별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쉼이 있고, 휴식을 즐기고, 육아에 도움이 되고, 생활 속 지친 일상을 치유하고, 어르신 케어에 도움이 되고, 낭만적인 데이트를 즐기고, 우정을 나누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 될 것이다. 상업인, 예술인, 봉사자, 진주시가 우리 도심 환경과 함께할 방법을 모색할 때이다. 사람과 자연의 협동과 연대로 ‘머물고 싶은 도시-진주’가 되길 바란다.

정윤정(사단법인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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