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산골벽지분교의 메아리
[교단에서]산골벽지분교의 메아리
  • 경남일보
  • 승인 2021.12.2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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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향 (시인, 장학사)
화개초등학교왕성분교장의 전교생 시집 ‘가을향기’가 배달되어 왔다. 올해 발간한 제7호 전교생 시집이었다. 분주한 틈새 왕성골짝 아이들의 흔적을 찾아 시구를 더듬었다. 산골벽지분교의 문화가 전통을 이어가고 있어 만감이 교차된다.

필자는 처음 왕성벽지에 발령 받으며 지리 환경적으로 비교적 문화 소외지역인 왕성의 아이들에게 ‘어떤 감동을 주는 교육을 펼칠까, 교사로서 어떤 교육의 발자취를 남길까’를 고민하였다. 마침 경상남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학생 인문·책 쓰기 동아리’ 공모사업이 있어서 신청하였는데 선정되어 전교생 시집 만들기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먼저 시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확보하여 전교생 대상 시창작 교육을 실시하였다. 초청작가 글쓰기 교실도 열었다. 그리고 각종 백일장 대회를 파악하고 아이들을 참가시켰다. 무려 왕복 7시간 대회장으로 아이들을 이끈 적도 있다. 삼천포 남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린 제1회 남일대전국학생백일장에서 1등과 2등의 성과를 가져왔다. 등위에 따른 상금이 무려 60만원, 40만원이었다. 아이들 모두가 열광했다. 상금과 상품을 받기 시작하니 전교생 아이들이 아침마다 시를 쓰고 들고 오기 시작했다. 계곡 물소리와 산골의 별빛소리를 들으며 고민하고 써낸 시들이 살아서 꿈틀거렸다. 가을이 되면 습작 시를 모아서 각종 공모전에 투고도 했다. 신명난 아이들은 각종 백일장대회와 공모전의 상을 휩쓸어왔다. 연말엔 1년의 성과가 눈부셨다. 2015년 드디어 ‘하늘 위의 마을’이라는 아이의 시제목을 표제로 붙인 전교생시집 제1호를 발간했다. 시낭송과 시화전시회를 곁들인 출판기념회를 열어 출판을 자축하는 자리도 마련하였다. 해를 거듭하며 성과가 더욱 쌓여갔다. 이어 2016년에는 ’꽃등‘, 2017년엔 ’왕성골 별빛소리‘ 전교생시집을 발간하고 만기가 되어 그곳을 떠나오며 후배들에게 멈추지말고 전통으로 맥을 이어가길 당부했었다.

시쓰기를 통한 아이들을 성장을 지켜보며 마음이 닿은 후배교사들이 열과 성을 다하여 전통을 이어갔고, 그동안 서경방송에서 취재가 나와서 ‘하동 산골 분교의 꼬마 시인들을 아십니까?’ 라는 제목으로 방영되기도 하고, 다큐3에서도 왕성골 아이들의 시창작 이야기가 TV에 방영되었다는 이야기 등 아이들의 성장이야기가 무성하게 전해져 왔다. 제4호부터 7호의 전교생 시집을 매해 전달 받으며 각각의 빛깔과 향기를 머금은 아이들을 만난다. 시인이 떠난 자리에서 어려움 속에서도 시창작 문화를 정착시키며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왕성분교 교사들의 시교육 소식에 마음이 흐뭇해진다.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면 ’감동을 주는 교육은 눈부신 성과와 교직에의 무한한 보람을 선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최숙향 (시인,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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