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 하는 토박이말 나들이[63]
이창수와 함께 하는 토박이말 나들이[63]
  • 경남일보
  • 승인 2021.12.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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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됨됨’을 나타내는 토박이말
지난 이레끝(주말)에 다른 고장 곳곳에 눈이 내렸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 가까운 지리산에도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더라구요. 앞서 눈과 아랑곳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눈도 오는 모양이나 됨됨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처럼 사람도 사람마다 됨됨이 다르고 그 됨됨을 가리키는 말도 많습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세 해 쯤 앞에 ‘곰살궂다’라는 말은 알려 드린 적이 있기도 하고 더러 쓰는 분들이 계셔서 아시는 분이 많지 싶습니다. ‘친절하다’는 말을 듣고 기분 나빠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 ‘친절하다’는 한자말과 비슷한 뜻을 가진 토박이말 ‘곰살궂다’를 알고 더 자주 쓰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사람의 됨됨(성질)이 부드럽고 고분고분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친절하다’를 써야 할 때 갈음해서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곰살궂게 한다면 다투거나 싸울 일은 없을 것입니다. 비슷한 말로 ‘곰살맞다’, ‘곰살갑다’가 있다는 것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올곧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배움은 끝이 없다는 말도 있고 우리 가르치고 배우는 까닭 가운데 하나가 올곧은 사람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올곧다’는 ‘사람 마음이 바르고 곧다’는 뜻인데 많이 쓰는 말이라 다들 아실 거라 믿습니다. 실이나 줄의 가닥을 뜻하는 ‘올’이 곧은 것에 사람의 마음을 빗대어 나타내는 말이라고 합니다.

‘늡늡하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성격이 너그럽고 활달하다’는 뜻인데 ‘속이 너그럽고 활달한 사람’을 두고 ‘늡늡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하거나 그런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쓰면 좋을 말입니다. 그런데 둘레 사람들은 보면 속이 너그럽기는 한데 활발하지는 못한 사람도 있고, 활달하기는 한데 속이 너그럽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둘 다 모자라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 둘을 다 가진 사람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모임이나 일터에 이런 사람이 한 분만 있으면 모임도 잘 되고 일도 잘 되지 않을까요?

다음으로 ‘됨됨이가 부드럽고 상냥하다’는 뜻을 가진 ‘여낙낙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곱다’ ‘부드럽다’ ‘상냥하다’는 좋은 말을 모아 놓은 듯한 ‘여낙낙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은 짜장 좋은 사람일 것입니다. ‘됨됨이가 부드럽고 너그럽다’는 비슷한 뜻을 가진 ‘사분사분하다’는 말도 있고, ‘거짓이나 숨김이 없고 인정이 두텁다’는 뜻을 가진 ‘숫지다’는 말도 있습니다. ‘숫지다’라는 말 앞에 나오는 ‘숫-’은 우리가 앞서 본 적이 있는 ‘숫눈’과 이어지는 말입니다. 그때 ‘숫눈’의 앞가지 ‘숫-’이 ‘더럽혀지지 않아 깨끗한’의 뜻을 더한다고 했던 것을 떠올리시면 뜻이 이어져 뜻을 어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모나지 않고 서글서글하며 무던하다는 뜻을 가진 ‘수더분하다’는 말, 됨됨이가 넓고 깊으며 차분하다는 뜻의 ‘틀수하다’도 있습니다. 이런 좋은 됨됨이를 나타내는 말들을 다들 알고 쓰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둘레 분들에게도 널리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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