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면, 건강 악화 변수된 듯
박근혜 사면, 건강 악화 변수된 듯
  • 이홍구
  • 승인 2021.12.26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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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병으로 입원치료 정신적 불안 증세도
상태 심각해지면 정권차원 심각한 부담 우려
“야권분열 노림수·김경수 사면 포석” 주장도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최근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지병을 치료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정신적인 불안 증세를 보여 이와 관련한 진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3월 31일 구속 이후 어깨·허리 질환으로 여러 차례 치료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올해 1월과 7월에도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법무부는 청와대 민정라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비교적 자세하게 수시로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을 가능성이 있다. 만일 박 전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문 대통령과 정부 차원에서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의 급격한 건강 악화라는 변수를 만나 사면으로 마음을 굳힌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도 잠식과 야권의 분열을 노린 ‘정치사면’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지만, 그보다 국민의힘이 분열로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는 것이 야권의 시각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두 전직 대통령을 또 갈라치기 사면을 해서 반대 진영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참으로 교활한 술책”이라며 “반간계로 야당 후보를 선택하게 하고 또 다른 이간계로 야당 대선 전선을 갈라치기 하는 수법은 가히 놀랍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통합’을 앞세우면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에서 제외한 점 등은 석연치 않다는 반응도 있다.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임기 내에 복권을 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전날 사면은) 보은 사면, 물타기 사면, 선거를 앞둔 야권 갈라치기용 사면이란 평가를 받을 만한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됐다”며 ‘야권분열 노림수’ ‘선거용 사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명단에서 빠진 것은 야권분열 노림수란 해석이 나온다”며 “향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면을 염두에 둔 포석의 냄새도 짙다”고 해석했다.

이와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국민통합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며 “지금이라도 국정농단의 피해자인 국민에게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과 사전 협의 없이 전격적으로 특별 사면발표가 되자 당혹해하는 모습도 일부 보이면서도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송영길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심사숙고 과정을 거쳐 결정한 사면은 대통령 고유의 헌법적 권한이다. 민주당은 이 결정을 존중한다”는 짧은 입장만 냈다. 이는 지지층의 일부가 이번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반발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기면서도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내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환영한다. 국민의힘은 국민대통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선 후보는 “우리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늦었지만 환영한다”면서 “건강이 좀 안 좋으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라겠다”고 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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