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도시의 빛과 희망
[경일춘추]도시의 빛과 희망
  • 경남일보
  • 승인 2021.12.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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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석 (대아고등학교 교감)




몇 해 전 베트남 중부에 있는 관광도시인 호이안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곳은 낮에는 투본강의 흙탕물을 따라 늘어선 낡은 집들만 보였다. 해가 지면서 집마다 수십 개씩의 붉은 등들이 붉을 밝혔고, 투본강에도 수많은 작은 배들이 아름다운 등으로 수를 놓았으며 예쁜 유등들이 강을 떠다니며 달빛과 함께 물을 비추고 있었다. 밤이 되니 밋밋함에서 화려함으로 변신한 것이다. 빛이 지닌 힘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도시 곳곳에 들어서는 신축아파트의 경우 옥상에 조명을 설치하여 밤하늘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기존에 조명이 없던 아파트들도 입주자들끼리 회의를 해서 외벽이나 옥상에 조명을 설치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어두운 밤을 좀 더 밝고 화사하게 가꾸고자 하는 사례는 시 당국의 노력에서도 볼 수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진주시의 경우 관문인 진주IC와 서진주IC, 그리고 진주역에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뒤벼리에는 다양한 빛 연출이 가능한 투광등이 설치되었고, 진양교와 같은 노후화된 다리에도 라인 조명 및 투광등을 설치하여 야간에 남강과 어우러진 교량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다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하는 빛들도 생겨나고 있다. 몇 달 전에는 일부 교차로 부근에 ‘바닥신호등’을 설치하였는데, 가늘고 길게 만든 신호등을 횡단보도 바닥에 설치하여 밝은 길거리 조성은 물론 안전까지 챙길 수 있게 되었다. 키가 작은 어린이들이나 ‘스몸비족(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좀비 같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쳐다보는 각도에서도 횡단보도의 신호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빛은 예로부터 사람들의 관념 속에서 선(善)이나 진리, 행운, 아름다움 등의 좋은 이미지를 지녀왔다. 흔히 잘생긴 사람을 가리키는 말 중에 ‘빛이 난다’라는 말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문학에서는 자유, 희망, 기쁨, 생명 등의 의미로 확대되어 다양하게 비유된다.

이러한 빛의 의미 중에서 최근 사람들에게 가장 와닿는 것은 ‘희망’이 아닌가 싶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힘든 팬데믹을 거의 2년이 다 되도록 겪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희망’을 찾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심리가 아닐까?

최근에는 도시마다 밝고 아름다운 경관조명을 통하여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시민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들은 이 빛들을 보면서 코로나19로 지쳐있는 마음속에 한 줄기 ‘희망’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정규석 대아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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