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2022년의 경남 경제산업 전망과 과제
[경일시론]2022년의 경남 경제산업 전망과 과제
  • 경남일보
  • 승인 2021.12.27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부용 (객원논설위원)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막막하고 암울하게 출발한 한 해가 회복세나 희망의 물꼬도 없이 저물고 새해가 성큼 다다랐다. 근 2년이라는 고통과 무력감 속에서도 긴 겨울 언 땅 아래 샘물이 흐르듯 각 부문별, 분야별로 버텨내려고 부단한 노력의 한 해 덕분에 다시 희망과 긍정으로 맞이해야겠다. 경남경제는 지난 2011년 이래 끝없는 추락세로 이어져 오다가 지난 한해는 코로나19 변수의 영향이 극에 달했으나 기저(基底, 코로나19 직전 상황에 대비한) 효과로 인해 각종 통계치나 예측치는 마치 회복국면처럼 착시를 일으켰다. 조선업의 수주물량 증가에 기인한 전후방 연계효과가 다소간 나타났지만 실물경제 전반의 움직임은 여전히 더디다. 내년에도 상황은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고, 미국·중국간의 갈등과 무역분쟁의 장기화, 원유와 천연가스를 비롯한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과 공급 불안정, 미국 연준의 통화긴축정책 전환으로 인한 원/달러환율의 증가와 같은 대외적 악재에서부터 대선과 지방선거로 인한 불안전해 보이는 정치적 변수와 코로나 피해대책과 고통완화를 위한 재정정책의 한계 등 내적인 요인들까지 산적해있다. 미국중심의 저탄소, 친환경 기조가 국내외에 확산되어 환경규제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경남의 전통 제조업종에 여러모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반도체나 휴대폰,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희토류, 마그네슘, 리튬, 코발트망간 등은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바, 글로벌 공급망이 허실한 상황에서 이를 활용하는 도내 관련업종들은 한시도 마음 놓을 상황이 못 된다.

변수들이 헝클어진 채 어렵게 놓여 있지만 새해의 도내 자동차, 항공 및 일반기계 부문은 업황이 밝다. 자동차와 항공은 수출길이 열리고 기계는 수요산업에서 설비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남제조업의 가장 큰 축은 선박이다. 지난 1년 반 이상 도내 빅2 대형조선사들은 수주노력에 매진함으로써 올해에만 각각 100억달러 이상의 수주를 기록하였다. 수주물량은 약 반 년 이상의 설계기간을 거쳐 건조를 시작하는데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선박건조가 이어져 후방인 기계, 엔진, 철강, 전자 등은 물론 전방인 운송, 해운, 교역 등에서도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전 쪽은 해외시장이 긍정적이나 내수는 한계를, 2차 전지나 디스플레이는 수출과 내수에서 전망이 밝은 편이다. 바이오부문은 양방·한방 모두 증가세를, 소재로서의 석유화학업종도 무난한 한해를 기약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과제는 산적하고 해결책은 디지털화이다. 일반기계, 수송기계, 건설중장비에 조선, 자동차, 항공 등 대부분의 경남제조업은 세계시장에서 점차 경쟁력이 떨어진지 오래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도내 생산품은 가격경쟁력에서 일본에, 품질경쟁력은 중국에 견줄만했지만, 이제 대부분은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후발경쟁국인 중국, 인도산 제품에 비해 경쟁력에 한계가 있고 결국 경남경제 추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기업인들이 잘 파악하며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지만 현실은 녹록지가 않다. 4차산업혁명의 무기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가상·증강·혼합현실과 같은 기술을 도내 제조업군에 장착하고 융합해야만 고부가가치화를 이루어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출 수가 있다. 문제는 도내에 그런 기술들은 거의 불모지와 같고 또한 과거 산업화시기에 소위 ‘모방에 의한 창조’와 같이 단시간에 얻을 수도 없다는데 있다. 기업은 수도권이나 해외에서까지 관련 기술들을 수혈하려고 애쓰지만 순수 IT/SW기술도 아닌 IT응용 융합기술인지라 개발과 이용 모두 난관에 부딪치고 만다. 디지털화는 경남 제조업의 제2부흥기를 담보하는 길이자 청장년에게 최고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열쇠임을 명심해야 한다.
 
송부용 객원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