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월아산, 국가정원으로 ‘한국의 진주’ 꿈꾼다
[신년특집] 월아산, 국가정원으로 ‘한국의 진주’ 꿈꾼다
  • 박철홍
  • 승인 2022.01.02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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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산림복지시설 ‘월아산 숲속의 진주’
휴양림·산림레포츠시설·우드랜드 조성
시, 국가정원 위해 지방정원 등록 나서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선례 참고해 추진
지역 묘목·관상수 재배업 활성화 기대
진주 월아산은 지난 1995년 4월 대형 산불 발생으로 산림 30만㏊가 잿더미가 되면서 생기를 잃었던 곳이다. 이후 26년 만에 월아산이 진주의 보배, ‘월아산 숲속의 진주’로 재탄생해 시민들에게 돌아왔다.

진주시는 최근 ‘월아산 숲속의 진주’ 개장과 함께 월아산 일대의 국가정원 추진 계획을 밝혔다. 산업화 과정에서 ‘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울산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 제 모습을 찾으며 국가정원으로 거듭난 선례를 벤치마킹할 예정이다.

국가정원의 본격적인 추진은 지난 11월 경상국립대와 ‘월아산 국가정원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 및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부터다.

국가정원은 국가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정원이다. 지정되기 위해서는 면적, 정원 구성, 운영 조직 및 인력, 운영실적 등 일정 조건을 갖춰야 한다. 진주시는 경상국립대를 비롯해 여러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타 지역과 차별화된 국가정원을 갖추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

월아산은 문산읍과 금산면, 진성면에 걸쳐 있는 높이 469m의 진주시의 진산이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진성면 동산리 일원 시유림에 조성돼 남부지역의 산림 자원과 경관을 특징으로 하는 종합산림복지시설이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라는 이름은 기존 월아산 우드랜드를 비롯한 자연휴양림, 산림레포츠단지, 치유의 숲 등을 통칭하는 명칭이다. 유년기부터 은퇴 후 노년기까지 숲이 주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형 도시숲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로 폐쇄됐던 월아산 우드랜드를 시작으로 숲속어린이도서관이 지난해 11월 개관, 국화전시장으로 시민들에게 선을 보이면서 도심 속 휴식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자연휴양림, 산림레포츠시설, 치유의 숲 등은 2022년, 2023년 개장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진주시-경상국립대 ‘월아산 국가정원’ 추진 업무 협약.
◇국가정원 가능성 충분

지난 11월 진주시는 ‘월아산 숲속의 진주’ 일부 개장과 함께 ‘월아산 국가정원’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건전한 정원문화 확산과 정원산업 활성화를 위해 ‘월아산 숲속의 진주’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포함해 ‘월아산 국가정원’을 조성한다.

진주시는 국가정원 추진에 대한 가능성과 당위성을 지리적 환경과 산업·역사적 배경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지리산 자락의 산과 강, 호수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진주는 과거 전국 최고를 자랑했던 묘목과 관상수 재배단지다. 최고의 정원이 될 수 있는 물리적 조건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조선시대 성리학 정신에서 비롯된 전통 정원문화의 맥락이 부자마을로 알려진 지수 승산마을, 대곡 단목마을 등 오래된 마을마다 면면히 전해지는 역사적 배경까지 갖추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부대전청사를 방문해 최병암 산림청장을 면담한 조규일 시장은 “진주시의 고유한 산림과 농경지, 호수가 어우러진 풍광을 가진 ‘월아산 숲속의 진주’를 주변 지역까지 포함시켜 국가정원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사업 추진과정에서 묘목과 관상수 재배업에 종사하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등 시 전체가 정원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조규일 진주시장이 산림청을 방문해 ‘월아산 국가정원’ 지정을 건의하고 있다.
◇정원문화 확산·관광활성화 기대

월아산 국가정원 추진의 목표는 시민들의 정원문화 향유, 대한민국 대표 정원으로서의 관광객 유치, 관광산업 활성화 등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정원 조성으로 전통적인 지역 산업인 묘목과 관상수 재배업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월아산 국가정원 추진과 관련, 진주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자발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고 시민사회와 활발한 소통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국가정원과 연계한 지역주민의 소득증대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통적인 지역산업인 묘목과 관상수 재배업, 관광인프라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큰 비중을 두고 추진할 방침이다.

 
숲속교실 포토존.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의 선례

국가정원 지정 요건은 총면적 30만㎡ 이상, 녹지면적 40% 이상, 5곳 이상의 주제원 조성, 정원관리 담당인력과 조직의 구성, 각종 편의시설, 지방정원 등록 후 3년 이상의 운영 실적 등이다.

진주시는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전 단계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방정원 등록을 진행해 요건을 갖춘 후 국가정원 신청을 할 계획이다.

국가정원 2호인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의 경우 2018년 3월 지방정원 등록 후 2019년 2월에 국가지정 신청을 완료하고, 올해 3월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았다. 정원 운영 실적 충족 기간인 3년을 채우면서 국가정원 지정 수순을 밟았다.

진주시도 울산의 선례를 참고해 지난 11월 5일 ‘국제정원연구센터’를 운영 중인 경상국립대와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국가정원 추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날 경상국립대 권순기 총장은 “가장 전문성 있는 인력을 보유한 ‘국제정원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국가정원도시를 만드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숲속어린이도서관.
달빛정원.
◇전문기관 협약과 시의회 지원

조규일 시장은 지난해 12월 6일 최병암 산림청장과의 면담을 통해 국가정원 추진 의지를 피력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최 청장은 “산림자원을 보전하면서 관광자원화 하는 사업은 산림청의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며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시장은 이틀 후인 8일에는 국립세종수목원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대규모 정원 조성에 따른 기술 지원을 이유미 원장에게 요청했다. 세종수목원 측은 진주시의 전통정원 조성에 대한 추진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전문 인력과 기술 지원에 협력 의사를 밝혔다.

진주시는 12월 15일에는 한국농어촌공사 진주산청지사와 국가정원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진주시의회도 지원에 나섰다. 이현욱 시의원은 제234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국가정원 조성이라는 큰 프로젝트가 막 출발하는 시점인 만큼 진주시는 체계적으로 사업을 잘 구상해 전통 정원문화를 기반으로 길이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국가대표 정원을 조성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월아산 산책로.
월아산 및 국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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