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경남도지사 선거 어떻게 되나
[신년특집] 경남도지사 선거 어떻게 되나
  • 이홍구
  • 승인 2022.01.0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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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결과-현역 출마-중진 차출이 결정적 변수

3월 대선-6월 지방, 연쇄 ‘패키지 선거’ 가능성 높아
현역의원 출전 땐 보궐선거 등 국회 의석수 유지 부담
김태호-김두관 전직 도지사 빅매치 성사여부도 관심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지역의 가장 큰 관심사는 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다. 경남도지사 선거는 △대선 결과 △현역의원 출마 △김태호-김두관 중진 차출여부가 선거 구도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도지사 출마 예상자들은 ‘여소야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인물난을 겪고 있는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후보군이 넘쳐난다.


◇유권자 ‘허니문 심리’ 작용할 듯

6·1 지방선거는 3·9 대통령 선거와 약 3개월 시차로 치러진다. 게다가 새 대통령이 내년 5월 10일 취임한 지 불과 3주 만에 선거가 실시된다.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사실상의 ‘대선-지방 패키지 선거’로 진행되는 셈이다. 유권자들의 ‘허니문 심리’가 작동할 경우 대선에 이긴 집권여당은 역대급 압승을 거둘 수 있다. 차기 정권의 출범을 이끈 민심이 임기 초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 집권 여당에 확실히 힘을 몰아주고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은 지리멸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경남에서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해도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일방적 쏠림현상이 재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탄핵정국을 거치며 궤멸적 타격을 입은 당시 야권과 달리 지역에서는 정권안정론과 견제론이 맞설 수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경남·부산·울산 단체장을 석권하며 ‘동진(東進)’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하지만 현재 여당은 김경수 전 지사의 지사직 상실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중도 사퇴, 송철호 울산시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으로 PK ‘낙동강 벨트’ 주축이 붕괴된 상태다.

결국 대선에서 야당이 이길 경우 경남도지사 선거는 큰 이변 없이 국민의힘 공천이 사실상 최종관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정권 견제론에 따른 진영 결집이 이뤄지면서 예측불허의 ‘시계 제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여야 대선연계 출마전략 고심

대선결과와 함께 현역 국회의원의 도지사 선거 출전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해 10월 경남을 찾아 “현역 의원의 참여를 막는 당헌·당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 요구사항을 국회와 연계해 처리할 수 있는 능력도 주민들의 판단 기준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지방선거 환경이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해 단언적으로 예측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경남도당 관계자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헌·당규를 개정, ‘현역 국회의원 출마 때 득표수 25% 감산’ 항목을 없앴다.

현재 여야 당내에서는 현역 의원 출마를 놓고 대선과 연계한 선거전략 차원에서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역 의원 출마에 따른 페널티는 없지만 집권초반 국정동력을 좌우할 국회 의석수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시·도지사 후보로 확정되면 30일 전 공직자 사퇴 규정에 따라 6·1 지방선거와 함께 해당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

이에따라 도지사 출마가 거론되는 도내 현역의원들은 “일단은 대선승리에 집중하겠다”며 ‘정중동’하는 모습이다. 현재는 민주당 김정호(김해을·재선)·민홍철(김해갑·3선)·김두관(양산을·재선) 의원, 국민의힘 박완수(창원 의창·재선)·윤영석(양산갑·3선)·윤한홍(창원 마산회원·재선)·김태호(산청 함양 거창 합천·3선)·조해진(밀양 의령 함안 창녕·3선)·하영제(사천 남해 하동·초선)의원이 현역 중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정호, 민홍철 의원이 거론되고 있지만 지역구를 중도에 내려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아 실제 도지사직에 도전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으로선 현역의원 도지사 출마로 보궐선거가 실시돼 도내 국회 의석을 한 석이라도 잃으면 치명적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홀가분한 한경호 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진주을 지역위원장)이 가장 의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공민배 전 창원시장과 백두현 고성군수,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공윤권 전 도의원도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창녕 출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타진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공천과정에서부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몇몇 인사들은 대선결과와 함께 경선과정에서 개인 경쟁력이 공천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이미 출마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적극적인 물밑 움직임을 보이는 박완수, 윤한홍, 윤영석 의원 외에도 원외 인사 가운데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이주영 전 의원과 진주에서 내리 4선한 김재경 전 의원이 창원에 사무실을 내고 당내 경선을 준비 중이다. 재선 단체장인 윤상기 하동군수와 박일호 밀양시장도 거론된다.

정의당에서는 여영국 당 대표가 당 내부에서 도지사 출마를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승패에 따라 ‘차출론’ 힘 얻을 수도

현역 의원 중 도지사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는 이슈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의 행보다. 만약 두 의원의 맞대결이 성사되면 전직 경남도지사 출신의 거물급 빅 매치가 벌어지게 된다.

김두관 의원은 그동안 도지사 후보 차출설이 꾸준히 나왔다.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김 의원 만큼 적임자가 없다는 것이 당내 여론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도지사직을 사퇴하고 출마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김 의원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도지사 출마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2012년, 경남도지사 중도 사퇴로 도민들에게 상처를 줬다.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분이 도전하는 게 맞다”며 “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선정되면, 국회의원으로서 옆에서 잘 돕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도지사 출마 여부는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면 후보군이 풍부해지면서 ‘김두관 출마론’도 약해질 수 있지만 실패하면 ‘김두관 차출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태호 의원의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김 의원이 출마하면 국민의힘 경남도지사 후보 경쟁 구도는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김 의원은 애초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에 크게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며 백방으로 뛰고 있다”며 “현재로는 윤석열 후보 당선이 최우선 과제이며 도지사 출마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 의원이 출마하면 국민의힘 경선과정에서도 동부, 중부, 서부출신 현역 의원 간의 각축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대선 이후 당내 역학관계와 의원들 간의 물밑조율을 염두에 두면 도지사 선거에서 현역의원 후보 난립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두관-김태호 빅 매치가 성사되지 않아도 두 의원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이들의 ‘의중’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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