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범 내려온다
[천왕봉]범 내려온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1.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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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판소리 수궁가(별주부전)를 잘 부른 조선말 소리꾼 이날치를 오마주한 그룹이 리메이크한 ‘범 내려온다’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해학적이면서도 실감나는 범에 대한 표현은 속이 구린 별주부가 경련을 일으킬만 하다. “몸은 얼숭덜숭 긴 꼬리, 쇠낫같은 발톱으로 왕모래를 차르르르르 흩치며 나타나” 호령했으니.

▶박지원의 열하일기 중 ‘호질’ 속의 호랑이도 준엄했다. 죽우, 맹용, 자백, 표견과 같은 가상의 천적이 있긴 했지만 유학자 북곽 선생과 정숙을 가장한 동리자의 표리부동과 곡학아세, 위선과 가식을 신랄하게 꾸짖었다. 호랑이를 앞세운 부패하고 무능한 사회에 대한 경고라 할만하다.

▶호랑이 해, 임인년을 맞으면서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보면 설익은 정책과 고집, 성급한 추진, 막무가내식 조급함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부동산 정책과 탈원전, 검찰개혁과 내로남불로 회자되는 덜 갖춘 실력으로 인한 각종 정책 실패가 그 산물이다. 더욱 깊어진 인구절벽과 미래사회에 대한 불안도 새 정권이 안고가야 할 과제로 남게됐다. 그 원년이 임인년이다.

▶다가오는 새 정부의 성숙된 모습을 바라는 이유는 지난 정권의 풋내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의 성숙은 발육 또는 경험이나 습관이 완전한 상태를 말한다. 영어로는 ‘full growth’라 할 수 있다. 다시는 미성숙으로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견강부회의 악순환을 보고싶지 않은 것이다. ‘성숙한 사회, 성숙한 정치’의 원년 임인년을 기대한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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