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마음이 문제
[경일춘추]마음이 문제
  • 경남일보
  • 승인 2022.01.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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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청렴 및 학부모교육 강사)
 



위영공은 시대를 앞서간 동성애자였다고 한비자 ‘세난편’에 나온다. 충신 사추는 ‘미소년 미자하를 멀리하라’ 충언하지만 영공은 아예 귀를 닫고 안듣자 시간(屍諫·죽으며 간함)을 결행한다. ‘자기 시신을 염하지 말고 창가에 두라’ 고 한다. ‘나는 거백옥을 천거 못하고 임금을 바르게 보필 못했으니 죽어 예를 받을 자격이 없다’며….

어느 날 미자하가 야밤에 임금의 수레를 몰고 병 중인 어머니를 만나고 오자 신하들은 다리절단의 월형(죄인의 발꿈치를 베던 형벌)을 논하자 ‘얼마나 효자냐’ 며 감싸고, 귀한 천도복숭아를 한 번 베어 먹고 영공을 주나 또 죄를 묻지 않는다.

이런 미자하가 나이 들어 미모를 잃고 애정이 식자 옛날 임금의 수레를 끌고간 죄를 들추며 발을 자르고 먹던 복숭아 준 죄를 거론한다. ‘추연가슬’이라 총애할 때는 무릎에도 앉히나 마음이 변하면 심연으로 밀어넣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귀곡자는 ‘함께할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결정권자와 한몸이 되고 두사람의 욕망을 일치시키는 단계적 과정을 거쳐 마음의 빗장 즉 쌀을 넣어두는 뒤주의 열쇠처럼 내건(內楗)이 되지 않으면 미련없이 물러나라’ 한다. 군주의 비밀을 알았을 때는 군주가 먼저 말하기 전에는 절대 아는 척을 말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 조조(曹操)에게 낙(酪)이라는 술을 진상하자 조조는 그것을 몇 모금 마시고는 뚜껑에 ‘일합’(ㅡ合)이라고 글자를 써 놓고 옆의 신하에게 주었다.

어리둥절한 신하들에게 양수는 "'일합'이라 쓴 것은 ‘일인일구’, 즉 한 사람에 한 모금이라는 뜻이 아니오?"라며 우쭐대다 결국 조조에게 죽임을 당한다. 상대의 마음을 너무 꿰뚫어 보고 함부로 말하면 두려움이나 질시의 대상이 된다. 한비자는 ‘나라가 망하는 길은 간언을 벼슬의 높고 낮음에 근거해 특정한 사람 이야기만 들으면 망하고, 군주가 고집이 세고 화합을 모르고 승부에 집착하여 멋대로 자신만을 위한다면 망한다’고 했으며 한나라 재상 가의는 ‘재물을 탐하는 자 탐욕에 죽고 권력을 탐하는 자 칼에 죽는다’며 욕심을 경계했다. 정조가 사랑한 이덕무는 귤껍질이나 매미 허물만한 집이지만 그래도 좋다며 당호를 ‘선귤당’이라 짓고 자신과 옛사람을 친구삼아 지족의 삶을 살고 갔다. 세상사 영원한 이별은 있어도 영원한 만남은 없다. 때가 되면 사계절이 바뀌고 만물이 자라듯 사랑도 애정도 그렇게 변하고 흘러가는 것이다. 지유조심(只有操心)!이라…, 내 마음을 붙잡아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마음이 문제다.

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청렴 및 학부모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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