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스관 공사로 석달째 뿌연 남강지류
[사설] 가스관 공사로 석달째 뿌연 남강지류
  • 경남일보
  • 승인 2022.01.0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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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계곡 함양 임천(林川)이 석분(돌가루)으로 뿌옇게 흐려져 멸종 위기종 등 민물고기 서식지 파괴라는 우려와 함께 논란이 일고 있다. 함양군 유림면과 산청군 금서면 사이를 흘러내리는 임천의 서주보 아래 가스관 매설공사 구간의 일이다. 이곳 강바닥 밑으로 양 지역간을 연결하는 가스관 관로 공사를 하면서 다량의 돌가루가 유출되어 하천수를 심하게 흐려놓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 시행자는 한국가스공사이고 시공자는 경남기업이다. 임천은 함양 마천면 가흥리에서 발원하여 유림면 장항리에서 남강으로 합류하는 남강의 제1 지류다.

돌가루로 오염된 이 공사 구간은 2011년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얼룩새코미꾸리를 복원해 방류한 곳이다. 이곳에는 이 외에도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큰줄납자루도 서식한다. 또 공사 구간 하류에는 2019년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여울마자를 증식, 복원하기도 한 곳이다. 이곳이 돌가루로 심하게 오염되자 이같은 희귀종 민물고기들의 서식지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진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하여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돌가루가 하천에 유입된 것은 공사 도중에 만난 암반 때문에 장비가 하천 가운데서 멈추는 사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사태가 발생하자 장비를 옮기고 가스관을 연결하는 등의 작업 과정에서 다량의 돌가루가 발생, 유출되었다는 것이다. 워낙 유출량이 많아 3개월이 지나도록 지금껏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고 한다. 환경단체에서는 탁해진 물이 아무런 여과 조치도 없는 가운데 계속 하류로 흘러내리고, 돌가루 침전물이 바닥에 영겨붙어 임천의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단체 주장과 우려는 지극히 타당하다고 보는 게 상식일 것이다. 다량의 돌가루로 수질이 갑자기, 또 급격히 나빠진다면 거기 서식하는 생물종들 생태에 변화가 올 것은 물어보나마나 아니겠는가. 사정이 이런데도 시공자 측은 “수질검사를 의뢰해 놨다.”며 물고기 폐사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행정 당국은 시공자들이 해야 할 일이란 자세로 팔짱만 끼고 있어선 안 된다. 임천 일대의 멸종 위기종 서식지 보호 대책에 적극 나서야 마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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