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거대양당의 이전투구, 정책승부 제 3당에도 관심을
[경일시론]거대양당의 이전투구, 정책승부 제 3당에도 관심을
  • 경남일보
  • 승인 2022.01.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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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대통령 선거 60여 일 앞두고 후보단일화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선거정국이 갈수록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론조사 1, 2위를 다투는 후보의 여러 의혹 리스크와 가족 문제 악재로 여론이 출렁인다. 사생결단의 막장 선거판이 계속되면서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지지율 변동성이 커서 판세 예측도 어려운데다 어느 곳에다 판단기준을 둬야할지 국민들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3·9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은 투표일 22일 전인 2월 15일부터이지만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서 대다수 유권자는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족최대의 명절 설날을 맞는 1월 말이나 2월초 쯤 민심의 향배가 갈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투표 40여일을 앞둔 이른바 ‘설날 밥상머리 민심’이 여론형성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근래 우리나라에는 진보와 보수 세력이 번갈아 집권한 ‘10년 주기설’이 있다. 즉 김대중·노무현 진보정권 10년,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10년 다음 문재인 정부다. 이 주기설이 효력을 발휘할 지 아니면 한때 우연한 결과였는지는 이번 설을 전후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대선은 비호감대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혼란스럽다. 대선판이 퍼주기의 매표정책공약, 막말 등 말싸움이 도를 넘고 있다. ‘아니면 말고’식의 흑색선전에다 서로 물고 물리는 비난전이 난무하고 있다. 상대를 쓰러트려야 내편이 이기는 컴퓨터 게임 같다.

국민의힘의 현 상태를 보면 혼선과 갈등으로 파도에 휩쓸리는 난파선 같다는 느낌이다. 이는 윤석열 후보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거시적으로는 당이 하나로 화합하지 못하는 데 문제가 있다. 불과 1∼2개월 전 ‘정권교체 염원’이라는 여론조사의 달콤함에 취해 미리 샴페인을 터트린 격이라고 할까. 여기에다 ‘정치 아마추어’의 아슬아슬한 행보도 기름을 부은 격이다. 실언, 공약미흡 등 내부총질로 지지율이 10~15%까지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결별도 이같은 맥락이다.

벼랑 끝 위기에서 ‘선대위 전면 개편’이라는 초강수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이다.

여당도 별 반 다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나라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 돈뿌리기 공약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대장동 몸통 의혹과 음주운전 등 전과에다 설익은 정책을 내놓았다가 다시 뒤집거나 발뺌하는식이다.

이 때문에 국정능력·도덕면에서 지지할 후보가 딱히 없다는 유권자가 많다. 산적한 민생안정에 미래·희망을 향한 정책보다 싸움판이 돼버린 퇴행적인 대선정국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무력감을 느낀다. 혹자는 이번 대통령선거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하거나, 기권할 수밖에 없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고 자조 섞인 말을 내뱉는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며 후보 교체론이 인구에 회자하고 있다.

그렇다고 투표를 포기해야할까.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피와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 아니던가. 유권자는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라앉히고 후보를 선택해야한다. 오히려 선거판에 휘둘리지 말고 국민의 혜안으로 차선 후보를 골라내야 한다.

특히 거대 양당의 악다구니 틈바구니 속에서 선전하고 있는 소수정당도 있음을 알아야한다. 국민의 안정과 복지를 위해 좋은 정책으로 승부하는 소수정당의 공약에도 귀를 기울여야한다.

흑백논리에 매몰돼 나라를 망치거나 두 동강 내서는 안 될 일이다. 국민들은 정책으로 승부하는 제 3당의 공약에도 관심을 가져 대한민국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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